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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마다 다른 논제를 주고 주장하는 글쓰기를 하는 게 훨씬 편하다고 하셨어요?

인강 2023. 7. 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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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선생님! 편한 마음으로 여쭙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대상으로 선생님이 안내해주신 독서토론 수업을 수차례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작품 감상 - 독서토론 - 주장하는 글쓰기'를 기본 틀로 수업을 진행하였어요.
작품에서 학생들과 논의해보고 싶은 핵심 논제를 제가 설정하여, 토론도 하고
그걸 바탕으로 글쓰기도 하는 방식이지요.
지금까지는 저 틀로 수업했을 때 큰 문제가 없었는데요.
이번에 학교를 옮기면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학구열이 매우 높고, 사교육 의존도도 높습니다.
그래서 제가 구상한 수업 과정 및 수행평가에 대하여 동료 선생님께 피드백을 받아보았는데요.
그 방식으로 수업을 하고 평가에 반영한다면, 변별도나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교사가 논제를 제시하면, 학원에서 해당 논제를 바탕으로 글을 써주고 학생들이 외워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독서와 연계하지 않고, 그것과 별개로 반마다 다른 논제를 주고 주장하는 글쓰기를 하는 게 훨씬 편하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기존에 제가 시도 중인 독서토론 및 논술 수업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독서토론논술 수업에서 사교육의 개입을 최대한 막으면서, 공정하게 평가를 진행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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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 고민 나눠 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신 질문에 답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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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번. 학생들이 주변의 도움을 최대한 받아서 자신의 능력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업인지
2번. 학생들이 주변의 도움 없이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업인지
수업의 성격을 동료샘과 상의해서 결정하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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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답하고 싶은 것은 이 부분이었어요, "교사가 논제를 제시하면, 학원에서 해당 논제를 바탕으로 글을 써주고 학생들이 외워온다고 하더라고요." 와..저는 학생들이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 온다면, 정말 좋을 거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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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논제를 제시한 후, 학생들을 집에 보냈을 때 학생들이 논제를 어떤 식으로든 공부해서 답을 정리하여 외워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하며 무엇보다, 정말 좋은 배움입니다. 교사의 논제를 집에서 자기 방식으로 고민하고 공부를 해서 심지어 외우기까지 하다니요?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잘 하는 것에 문제는 없다고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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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동료샘이 걱정하시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이것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과 같죠.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면, 학원에서 해당 수업을 바탕으로 문제를 내주고 학생들이 그걸 풀면서 답을 외워온다고 하더라고요." 이것이 변별도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교과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한국의 모든 교육은 전부 다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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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해 보기로는, 아마도 동료샘이 바라시는 것은 "교사가 논제를 제시한 후, 학생들이 수업 시간 중 교실 안에서, 그러니까 학생이 다른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격리된 상황에서 학생들이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시는 것 같습니다.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면, 저는 1번과 2번이 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목표에 따라 평가설계는 다르게 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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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은 주로 느슨한 수행평가로 진행합니다. 느슨한 수행평가는 변별 설계는 최소화 하고 동기유발 설계는 최대화 한 수행평가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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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평가 점수는 전혀 적용하지 않습니다. 수행 점수도 교육을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수행 점수를 활용하기에 적절한 수업이 아니라면, 제 점수를 만들면 되지요. 공용화폐를 지급해서 오히려 목표를 이루지 못할 때 지역화폐를 활용하는 것처럼요. .저는 간식점수를 활용합니다. 학생들이 열심히 참여할수록, 많이 참여하고 자주 참여할수록 학생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제공합니다. 쵸코파이 하나에, 초코송이 하나에 학생들이 열광합니다. 이상합니다. 2백원 5백원 과자에 18살 아이들이 이렇게 매달리는 진짜 이유는 2백원 5백원 때문이 아니죠. 인정입니다. 교사가 주는 2백원 초코파이는 마트의 2백원 초코파이와 다르죠. 그것은 교사가 모든 학생들 앞에서, 선생님이 자신에게만 주는 인정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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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은 주로 엄격한 수행평가나 지필평가로 진행합니다. 변별 설계를 최대화 하고 동기유발 설계는 차선으로 미루는 평가들입니다.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공간에서, 오로지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도록 요구합니다.

 

 

혹은 1번으로 시작해서 2번으로 마무리하는 수업도 있습니다. 난이도가 높은 학습내용을 다룰 경우에 이렇게 했습니다. 문법수업을 이렇게 했습니다. 과정과 결과가 저에게 참 좋았습니다. 문법수업과정을 아래 첨부합니다. 이해하시는 데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2022.09.23 - [교사 - 지치지않는수업/수업 학습지 다운로드] - 8문제 만들기. 단 한 명의 아이도 졸지 않는 문법수업. 독서학습지. 모든 교과 가능. 학습지 다운로드.

 

8문제 만들기. 단 한 명의 아이도 졸지 않는 문법수업. 독서학습지. 모든 교과 가능. 학습지 다운

1. 문해력의 기본은 문법 문해력의 기본은 문법입니다. 어려운 문법이 아니라 기초문법을 말합니다. 높임, 시제, 인용, 피동 표현을 익히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문해력이 개인기라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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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눈에 들어온 낱말은 '편하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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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샘과 의견을 조율하실 때 정말 섬세하게 보아야 할 낱말은 '편하다'인 것 같습니다. '편하다'는 동료샘과 선생님의 '익숙함'의 차이입니다. 저의 경험으로는 '옮음'의 차이라기보다는 거의 대부분, '익숙함'의 차이더라고요. 한때 저는 이 '편안함'이라는 낱말에 굉장히 날이 서서 대했는데, 지나고 보니 제가 지나쳤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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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것에는 누구나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일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기질의 문제이기도 하고, 관계의 문제이기도 하고, 상황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상황과 사람에 따라 해결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습니다. 당장 해결될 수도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야 겨우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판단하는 것도 선생님의 몫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것을 판단하는 것이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근본 질문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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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이 겪고 계신 구체적인 상황을 모르고 멀리서 상상만으로 몇 마디 말씀을 보냅니다. 부디 도움되었으면 좋겠는데.. 괜히 마음만 더 어지럽게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네요. 같이 얼굴 보며, 같이 작품을 보며, 같이 동료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겨우 도움이 될 텐데요. 부디 샘께서 지혜롭게 더하고 덜하셔서, 잘 해결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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