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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8시간동안 시읽기-글쓰기

인강 2011. 12. 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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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문학몰입교육> - 시

 

 

2학년 문학수업은 일단 <문학몰입교육(?)>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선생님 한 분과 같이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이 선생님과 마음이 맞아서 수업계획이 수월했지요. 핵심은 문학은 재밌다는 것을 좀 느끼게 해 주는 수업이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래서 문학수업을 마치고 나서 학생들이 자기 손으로 문학작품을 찾아 읽을 수 있게 해 보자는 정말 원대하고 거창한 목표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교과서는 일단 접었습니다. 다종다양한 장르를 몇 편씩 조각내 보는 것으로는 작품과 작가들의 매력을 느끼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었어요. 일주일에 2시간 정도여서 교과서 작품을 다 소화하기도 벅찰뿐더러, 여러 다양한 작품을 해내기도 어려웠거든요. 그냥 몇 개 작품이라도 깊게 읽어보자는 것이 이번 수업의 작은 목표였지요. 1학기에는 시만 주구장창 공부했습니다. 대략 10명의 시인들의 작품 50편 정도를 배웠습니다. 한 명의 시인당 짧게는 4편, 많게는 10편 이상의 시를 배웠지요. 함께 배운 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윤동주-서시, 쉽게 씌어진 시, 길, 참회록, 돌아와 보는 밤, 십자가, 별 헤는 밤

김영랑-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내 마음 아실 이, 독을 차고, 북

서정주-자화상, 국화 옆에서, 무등을 보며, 춘궁, 사소단장, 견우의 노래, 추천사, 화사, 마쓰이 오장 송가,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

한용운-님의 침묵, 당신을 보았습니다, 찬송, 알 수 없어요, 복종, 선사의 설법

김수영-거미, 사령, 달나라의 장난, 하...그림자가 없다, 푸른 하늘을, 파밭가에서

 

시를 조각난 한 개 작품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한 시인의 삶과 세계와 관련한 한 편의 이야기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래서 시인의 특성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골라 배치를 했습니다. 그의 시가 어떤 고민과 상황과 감정에서 나왔는지 전체 그림이 학생들 안에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었지요.

 

 

 

 

 

 

<시집 읽고 서평쓰기>

 

중간고사 이후에 2주를 활용하여 수행평가를 했습니다. <시집 읽고 서평쓰기> 3월초에 제가 가지고 있는 시집과 도서관 시집을 더해 대략 100권을 가지고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에이포 종이상자로 두 권정도 되지요. 학생들이 그 중 2권을 골라서 사게 했지요. 그리고 그 두 권의 시집에서 5개의 질문에 어울리는 5편의 시를 고르도록 하였습니다. 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10년 후, 내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고 싶은 시

- 20년 후, 내 자신에게 바치고 싶은 시

- 30년 후, 내 자식에게 바치고 싶은 시

- 40년 후, 내 부모님 영전에 바치고 싶은 시

- 50년 후, 내 장례식을 찾은 이들에게 바치고 싶은 시

 

 

 

5편의 시를 골라오면 학습지 5장을 주었습니다. 에이포 한 장에 양면으로 총 6개의 질문이 적혀 있는 학습지이지요. 각각의 상황에 어울리는 시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인데 내용은 같습니다. 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내 인생의 시 5

● 10년 후,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고 싶은 시

- 시 본문

 

 

 

○ 명장면, 명대사 시의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구, 내용, 상황을 2가지 이상 적고 그 이유를 간단하게 씁니다.(시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 감명 받은 부분,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 부분, 재미있는 부분, 재미없는 부분 등등 어떤 식으로든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적습니다.)

1.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누구냐, 넌? 두 사람을 상상합니다. 이 시 속의 ‘말하는 이’와 이 시를 쓴 ‘시인’. 이들은 어떤 사람일지 상상해봅시다. 언제, 어디서,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이 시 속의 상황에 놓여 있으며 시인은 왜 이런 시를 썼을지 상상해봅시다.

2.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데쟈뷰 시 속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써 봅니다.(자신이 겪지 않더라도 가족, 친지, 친구들이 겪은 이야기도 상관없습니다.)

3.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링크링크 시를 읽으면서 떠올랐던 책, TV 프로그램, 뉴스, 신문 기사, 영화, 음악, 인터넷 정보 등이 있으면 적어봅니다.(시의 내용과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연결해서 써 봅니다.)

4.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이유 이 시를 상대방에게 보내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씁니다. 자신과 상대방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이 시가 그들의 삶에 어떤 관련이 있을지 구체적으로 상상해서 씁니다. 이 시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이 시를 통해 어떤 변화가 마음과 삶에서 일어났는지, 왜 상대방에게 보내려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하며 씁니다.

 
5.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기타등등 기세등등 그 외, 이 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아무거나 써 봅시다.

 

6.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2시간동안 책읽고 서평쓰기> 학습지를 기본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 5장의 학습지 중에서 3장을 작성하게 하였습니다. 각각의 시에 질문 3개 이상 답변을 쓰게 했지요. 자신의 생각과 느낌, 해석이 적극적으로 드러나도록 요구하였습니다. 이 1차 학습지를 검사하며 좋다, 싫다, 감동적이다, 멋지다, 재밌다 등등 감정적인 판단은 하는데 더 이상 설명을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지요. 구체적인 사례나 경험, 자신만의 새로운 정의, 질문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다 했다고 가지고 나온 글에 밑줄 치고 물음표를 그려주는 것으로 대신하고 앉은 자리에서 학생에게 물었지요. 무어라 대답하면 그것을 친절하게 글로 써 다오 하였습니다. 학습지 검사는 수업시간에만 했습니다. 3명까지만 대기하도록 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 스스로 더 채워 보도록 했지요.

 

수업시간 4시간동안 시 읽고 고르고 1차 학습지 완성을 진행하였습니다. 1차 학습지를 완성하는 동안 제재를 풀었습니다. 생각보다 2권의 시집이 아이들을 품기에 좀 부족하기도 해서, 이제껏 만난 시 중 어떤 것이든 괜찮다고 하였지요. 문제집이든 참고서든 교과서든 자기가 산 시집이든 지하철 벽에서 본 것이든 뭐든 좋다고 했어요. 그렇게 했더니 조금은 더 수월해 하는 듯했습니다. 이건 잘 한 것 같아요.

 

다음 수업시간 4시간동안 2차 학습지 - 시 서평 완성을 진행하였습니다. 2차 최종글을 완성하는 동안에 수업은 컴퓨터 실에서 진행했습니다. 주로 보충 수업시간을 활용하였구요. 3개 중 2개를 글로 완성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제 욕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2편을 다 쓰기에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던 듯 해요. 글쓰기 자체도 쉽지 않구요. 1편을 요구하고 2편은 자율에 맡기고 해 오는 친구들에게 추가점수를 주는 것이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는 그렇게 하려구요. 완성한 친구들은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리도록 하고 같이 보며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쉽고, 친절한 글. 이 시를 전혀 모르는 중학교 2학년 동생이 읽어도 쉽게 이해되는 글을 요구했지요. 자신의 생각이 글의 70%를 넘는 글을 요구했습니다. 60억 분의 일이 되는 글을 바랐지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많은 친구들이 진심을 다 해 주어서 고마웠습니다. 훌륭한 글들이 많이 나와서 뿌듯했지요. 좀 다듬으면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국어교사로 9년을 살았는데 문학교사로 살아본 첫 해였습니다. 헉헉대고 힘겨웠지만 1년을 밀고 와 보니 남는 것들이 꽤 되네요.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잊고 살던 시의 매력에 다시 흠뻑 젖었다는 것이지요. 특히 학생들이 저보다 더한 감성으로 저보다 더한 여림으로 시의 숨과 결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글을 마주할 때면 등골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앞으로 좀 더 다듬어서 이런 감동, 더 느낄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시의 감동을 학생들과 함께 누리고 싶은 분들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스면 싶습니다.

 

실제 활용한 양식이 궁금하신 분은 첨부파일에 양식을 올려 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아이들이 쓴 글 중에 괜찮은 글 몊 편 올립니다. 나중에 2011년 교과문집이 완성되면, 모두 보여드릴께요. ^^

 

 

2011 시평-평행이론.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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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시평-내 인생의 시 5.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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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시평-내 인생의 시 5-최종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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