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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교사가 시간을 버는 수업. 중학교 국어수업에 강력 추천. 시영상만들기.

by 인강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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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업을 해 보시면 찐하게 느끼실 거에요.

아, 우리 아이들이 언어능력은 정말 부족해졌지만,

이야, 우리 아이들이 정말 서사능력은 대단하구나,

진짜, 우리 아이들은 영상언어의 네이티브 스피커구나.

 

1년에 책 한 권을 읽지 않는 아이는 있어도

1년에 영화 한 편, 드라마 한 시리즈, 미드 한 시즌을 안본 학생은 없죠

그 복잡하고 어렵고 다단한 이야기들을 엄청난 양으로 즐기는 학생들입니다.

이 학생들의 영상 언어 능력을, 같이 누리고 싶었습니다.

영상물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더 기대 이상은,

우리 학생들의 시읽기 능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우리 학생들이 생각보다 시읽기를 정말 재밌어한다는 것을

곁에서 생생하게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샘들께 특히 강력히 추천합니다.

 

일단 시영상 한 편 보시죠. 보시면, 바로 느낌이 오실 거에요. 꼭 한 번 보세요. 아래 영상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s://youtu.be/l1EQV8bVB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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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영상만들기

 

가. 사진영상 만들기가 원칙

사진영상이란 사진을 찍고 그것을 이어붙인 후 배경음악과 자막을 넣어 만든 영상을 말합니다. 사진영상 만들기를 권하는 것은 일반 영상은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소리를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시 한 구절을 위해 진지한 눈물 연기를 하는데 옆에서 “야, 이런 시베리아 개나리들아!”하는 소리가 맹렬하게 달려가면 도저히 이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교사의 안내에도 일반 동영상에 도전하는 역량 있는 학생들의 시도는 존중하고 격려하되, 사진영상만들기가 기본으로 해야 학생들이 부담을 덜고 활동에 집중합니다.

 

나. 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

우리가 하려는 작업은 블록버스터를 만들거나, 리얼 다큐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제한된 시간과 여건 안에서 시의 상황과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입니다. 된장찌개가 필요하다고 집에 갈 필요는 없습니다. 연습장에 된장찌개를 그리면 됩니다. 그것도 힘들면 된장찌개라고 쓰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시의 이 구절에는 된장찌개를 먹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판단입니다. 이것을 강조해야 학생들이 부담을 덜고 보다 쉽게 시의 핵심으로 들어갑니다.

 

다. 최소 2분에서 최대 4분으로 분량 제한

영상이 2분보다 짧으면 대게 시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4분을 넘어서면 학생들의 정성에 비해 영상이 지루해 지는 면이 있었습니다. 4분을 넘는다고 불이익을 받지는 않지만, 길어진 시간만큼 더 매력적인 영상을 만들도록 학생들을 격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 모둠원 각각이 단 한 장면이라도 모두 출연해야 한다.

모둠수업에서 교사는 학생들의 무임승차나 유능한 한 두 학생만의 주도를 막기 어렵습니다. 모둠원이 모두 영상에 출연해야 한다는 조건은 이것을 해결하는 최소한의 방법입니다. 계속 엎드려 자던 학생도 이 원칙 때문에 콘티를 완성할 즈음에는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그 장면에 왜 들어가야 하는데?” 그 이후 벌어지는 옥신각신 사이에 시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녹아듭니다. 드물긴 하지만 그것이 시영상만들기에 그 학생을 다시 참여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 모둠 안에서, 최소한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은 수행

이끔이는 시영상 만들기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입니다. 나름이는 소품을 준비하고 장소를 찾으며 콘티를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기록이는 시영상 편집을 맡는 사람입니다. 큰입이는 시영상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는 사람입니다. 교사는 학생들이 서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맡아서 하되, 상황에 따라 역할을 바꿀 수 있도록 합니다. 엄격하게 강제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의 책임감을 느끼며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 비바비디오 권장/ 유투브 업로드.

모바일 어플이에요. 핸드폰으로 직접 만들 수 있어요. 사용법이 간단해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학생들은 그냥 맡겨도 다들 잘 해 오지만, 학생들의 상황에 따라 편집을 맡은 학생들을 따로 불러 2, 30분 정도 영상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은 유투브에 업로드 합니다. 이것이 그 자체로 학생들에게 열정과 선망을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시 또 아나요? 제2의 싸이가 나올지. 자신의 작품이 수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학생들을 좀 더 몰입하게 한다.

 

. 진행-5차시

가. 첫시간: 역할정하기, 이론설명, 콘티작성

① 모둠원 네 명이 역할을 나누어 맡도록 합니다. 최소한의 역할일 뿐 모든 활동에 모든 모둠원이 적극 참여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② 시를 선정합니다. 상황을 봐서 추천하는 시를 20여 편 미리 선정하여 학생들이 그 중에서 고르게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은 편이라면 교사가 시집을 40권(4권*10종) 이상 넉넉하게 준비하여 모둠별로 가져가게 하거나 학생들이 시집을 한 권 이상씩 사 오게 해서 학생들이 시를 읽고 찾을 수 있게 합니다.

③ 콘티를 작성합니다. 시를 4개 부분으로 나눈 후, 모둠원이 각자 하나씩 맡고, 자신이 맡은 부분에 대해 최소한 장면 8개 이상을 학습지에 그려서 제출하도록 합니다. 기본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얼굴을 가깝게, 상황을 보여주려면 멀리서 보는 장면을 연출해야 한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나. 둘째시간: 콘티완성. 촬영시작(2시간 진행 권장)

① 콘티검토. 교사는 내용이 구체적인지, 역할과 소품, 장면과 장소를 확인하며 학생들이 시를 진지하게 이해했는지 살핍니다. 그러나 그림과 콘티, 준비와 기획이 좀 엉성해도 학생들이 잘 해 낼 수 있다는 의욕을 보이면 믿고 맡기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콘티는 개인평가이기 때문에 자신의 평가에 대해 학생이 감수할 의욕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그 의욕이 자신의 모자람을 학생들이 스스로 깨닫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콘티가 완성된 모둠부터 촬영을 시작하게 합니다.

② 촬영. 모둠별로 학생들의 핸드폰을 1대 돌려줍니다. 2대 이상 주면 학생들의 참여도와 몰입도가 떨어집니다. 다른 수업에 방해가 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하고 교실 밖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게 잘 안될 것 같은 분위기면 교실에서 진행합니다. 이런 한계가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한계는 상상력이 멈추는 곳이 아니다. 상상력이 시작되는 곳인가 봅니다. 반드시 수업시간에 촬영시간을 주어야 이 수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됩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의 촬영이 아까워서라도, 그 열의와 아이디어와 열정이 아까워서라도 개인시간을 내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다. 셋째 시간: 예비 시사회. 수정 보완 협의 대화.

예비 시사회. 모둠의 기록이가 집에서 편집한 영상을 유투브에 올리고 그 주소나 영상클립을, 지정한 사이트 혹은 카페에 올리면 그것을 학교에서 함께 봅니다. 교사는 최대한 격려해서 학생들이 미완성이라도 영상을 올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영상을 보면서 시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충분히 보여주었는가 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되, 주로 잘한 점만 말하고 아쉬운 점은 한 두개만 말합니다. 못한 부분을 알아도 의욕이 꺽이면 학생은 하지 않습니다. 학생의 애씀을 먼저 칭찬하고 아쉬운 것을 한 두개만 말하면, 열의가 있는 학생은 다시 찾아옵니다. 교사의 현장 감각이 중요한 시간입니다.

 

라. 넷째 시간: 학급 시영상제

완성된 영상을 함께 보고 즐깁니다. 최종평가는 이 수업이 모두 끝난 후 학기 말에 수행평가 발표기간에 알립니다. 우리에게는 경쟁보다 축제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개인평가는 중간과정에 제출한 콘티 학습지를 근거로 했습니다. 최상10/상9/중8/하7/최하6/미제출3 으로 배정했습니다. 수행평가의 목적은 변별이 아니라 능력과 열정의 향상이므로, 학생들을 북돋고 최대한 설득해서 자신의 기록물을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도록 시간과 설득을 충분히 주었습니다.

모둠평가는 대개 2분을 넘기지 못하면 8점, 2분을 넘기면 9점입니다. 모둠평가일수록 평가의 급간을 줄여야 학생들의 원망이 최소화 되는 것 같습니다. 보상과 벌은 친구들의 웃음과 격려와 박수와 야유로 이미 충분히 이루어 진 셈입니다. 기준을 심각하게 어겼거나 최소한의 성의가 없으면 최소점 7점이고 미제출은 3점으로 진행했습니다. 9점을 받은 모둠 중에서 시를 정확히 잘 전달했다고 판단되는 모둠은 모두 10점을 주었습니다. 편집(기록이)을 맡은 학생은 무조건 모둠 점수보다 1점을 더 주었습니다. 누구보다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마. 다섯째 시간. 영상제. 시상.

시영상 수업 후 시영상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우수한 작품을 제출한 학생들에게 참여를 권했습니다. 기존 작품을 그대로 내도 되고, 좀 더 수정해서 높이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교사 협의로 작품을 선정하거나 학생들의 작품을 온라인 카페에 게시하고 투표를 통해 우수작을 선정하여 시상 및 상품을 주었습니다.

본선에 올라간 작품을 제작한 학생들에게 학생부 교과특기사항에 어떤 작품을 어떻게 연출하여 어떤 반응을 얻었는지 기록해 주었습니다.

축제기간에 부스를 만들어 영상제를 진행했습니다.

클래스팅을 활용해 학부모님께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을, 얼마나 애써서 만들었는지, 그 넘침과 모자람이 모두 사랑스러웠음을 자랑했습니다.

학교내 영상방송시설에 학생들의 작품이 상영되게 했습니다. 그 모니터 앞에 앉아 자신들이 만든 영상을 보며 키득대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학생들의 순간이 영원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https://youtu.be/l1EQV8bVB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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