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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브랜딩/툴툴툴- 소통

2009-1 경제기초읽기: 16세의 동거 / 사교육비 20조원

by 인강 201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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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호러애정물-88만원 세대


호러 경제학.
그가 이야기하는 오늘, 한국의 경제는 절대적으로도 무시무시하고 상대적으로도 무시무시하다.  그 무시무시함에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것은 오늘의 현실이, 그보다 더 비참하기 때문이다. 이 비참한 세상에 여전히 요약정리에 문제풀이를 세상 공부의 전부로 여기며 제 가진 힘을 온통 쏟아 붓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달려간 세상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도표와 통계로 함께 확인해 보자는 것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다.  그 참혹함은 '호러'라 불릴 만한 수준이어서 폭력에 어지간히 둔감해진 아이들도 '우워~~ * 0 * ;;' 하는 비명을 지르기도 할 정도인데, 그것이 수업에 힘을 돋워져 좋다(? )..ㅡ,.ㅡ;;.
그러나 이 책의 진짜 매력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인간의 표정을 갖다 준 것이다. 경제학 하고 말하는 순간에 들어가는 어깨힘을 빼는 것에서 시작해서, 경제학에 대한 오해- 경제학은 돈놀이를 위한 학문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꿈'에 대한 공부라는 것을 깊이 있게, 또 따뜻하게 보여주는 그 애정이 좋다. 거기에  더 좋은 것은 그 애정의 대상이 10대와 20 대에 걸친 청년들의 삶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삶과 영혼을 걱정하는 책들은 이미 세상에 많았지만, 이렇게 구성과 문체가 모두 한 몸으로 그들의 품을 향하고 있는 경제학 책은 정말이지 흔치 않다.
 
이 책을 함께 읽는데 추진력으로 사용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그 첫번째는 '16세의 동거'이다. 16살, 혈기넘치는 남자 아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므흣해지는 상상이어서 그것으로 덥혀진 수업의 열기에 조는 아이가 없다. 그러나 함께 나누는 이야기는 꽤 심각해서 조선시대 초혼연령과 현재 선진국의 청년 지원 시스템을 비교하다 보면 삶과 꿈과 사랑과 구조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게 된다. 책의 한 대목(A4 10쪽 분량)을 읽고 간단한 내용파악을 거친 후, 깊고 넓은 이해로 넘어가는데 다음의 네가지다.
 
 
1. 춘향전, 16살 사랑 이야기-조선시대 청년들의 독립시기는?


























2. 대한민국 청년들의 독립이 다른 나라에 비해 10여년이나 늦는 이유는?


























3. 대한민국에서, 2-30대 신혼부부의 살림에 드는 돈은 대략 얼마일까?




















4. OECD / WTO / FTA 란 무엇인가?


















5.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권리’는 무엇인가?
 
 

 

이런저런 자료로 정리한 것을 아이들과 묻고 답하며 정리한다. 1은 경국대전과 주자가례에 나와 있는 조선시대 청년들의 결혼 최저 연령에 대한 내용과 그것이 가능했던 경제적 조건이다. 2는 책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고 3은 신문기사를 정리한 것이고 4는 블로거 뉴스, 5는 네이버 백과사전을 정리했다. 한참을 신나게 웃고 떠들고 겁주면서 이야기하다 정리를 하고 다음으로 넘어갈 즈음, 다음의 이야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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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책 1천권을 읽어본 사람 있나? 없나? 그럼 자신이 읽은 책을 첫 제목글자부터 마지막 마침표까지 모두 외우고 있는 사람? 없나? ...

여기, 기적의 영물을 소개한다. 겨우 내 어지손가락만한 이 것은 4000권의 정보를 저장하는데, 첫 번째 책의 첫 번째 글자부터 마지막 책의 마지막 마침표까지 모두 다 외우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영물의 가격은 고작 12,000원 이라는 것이다. 이 기적의 영물-유에스비 메모리 4G.

여러분은 이 USB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여러분의 능력은 저장된 정보의 양으로 결정되는 것인가? 정말 그렇다면,  내 손에 있는, 고작 1만 2천원짜리 플라스틱 덩어리보다 못한 여러분은대체 무엇인가? 이럴수가..10년을 넘게 공부를 해 왔는데,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공부한 때가 살아온 인생의 절반인데 그렇게 공부하고도 고작 이 1만 2천원짜리 플라스틱 덩어리보다 못하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여러분이 이것보다 뛰어난 것은 무엇인가? 5년 후, 혹은 10년  후,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의 능력을 누군가에게 증명해야 하는 순간에, 여러분이 이 유에스비를 넘어섰다며 보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질문. 그래, 질문이다.

이 기적의 플라스틱은 100만년이 지난다 해도, 그 용량이 100억기가가 된다 해도, 그래서 세상의 모든 책을 그 안에 다 쓸어 담는다 해도, 이 가련한 플라스틱 덩어리는 절대 묻지 않는다. 질문하지 않으므로 비판도 없다. 상상도 없다. 아주 작은 물음표 하나라도, USB는 만들어 내지 못한다. 

물음이 시작이다. 물음으로 우리는 비판을, 상상을, 창조를 해 낸다. 우리는 100만권의 책을 외울 수는 없지만, 이 세상에 새로운 무언가 1개를 만들어 낼 수는 있고, 그것이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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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따져 묻는다.

어느 순간, 고요하다.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 몇이 힘을 보탠다.

그 눈빛..멈춘다. 말도 숨도 눈도 멈춘다. 그 순간...짜릿하다. 뭔가가 통했다는 이 느낌.

내 진심이 아이들의 몸과 맘에 닿기를 바라며 다음의 질문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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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대학등록금은 사립대학의 경우, 대학 재단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있다. 대학등록금의 적절한 금액 결정을 위해 ‘대학등록금 결정 위원회’를 구성하려고 한다. 총 인원은 9명이며 이들의 동의로 등록금을 결정한다. 어떤 사람들을 위원으로 초빙해야 하는가?

==>  초청 위원들을 정하고 그 이유를 3가지 이상 밝혀 설득하시오.

 

 

 

2. 만 19세 이상에게만 주어지는 투표권, 타당한가- 이란은 15세 / 브라질, 니카라과는 16세 / 북한, 인도네시아는 17세 / 미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중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 태국, 인도, 멕시코, 오스트리아는 18세 / 한국은 19세 / 일본, 튀니지 20세 /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쿠웨이트, 피지, 보츠와나, 몰디브는 21세에게 선거권/피선거권을 주고 있다.

==>  한국의 선거권/피선거권 연령 제한에 대한 찬성, 반대의 입장을 정하고, 그 근거를 3가지 이상 밝혀 설득하시오.

 

 

 

 

1. 20조원의 돈, 어떻게 어디에 쓸 것인가?

   -2007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의 학부모님들이 학원에 들인 돈은 20조원. 이에 문제점을 느낀 대한민국의 학부모님들이 20조원의 돈을 연수고등학교 운동장에 모아 놓았다. 당신은 ‘20조원 활용 결정 기구’의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다.

==>  20조원의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 지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정하고 그 이유를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득하시오.

 

 

 

2. 대한민국 사교육의 구조적 고통-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은 학부모와 학생의 고통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큰 해악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 사교육의 구조적 해결을 위해 다음의 해법을 모았다.

   ①대학교육과 관련된 사교육을 금지시키고 사교육강사들을 공교육교사로 흡수 

   ②모든 대학의 국립화 & 국립대학 네트워크로 대학 서열화 철폐, 등록금 인하

   ③현재 국립대학만으로 국립대학 네트워크 구성-대학서열화 철폐,등록금 50만원

   당신은 대한민국 사교육 구조조정 위원회의 조정위원으로 선정되었다.

==>  위 3개의 해결책 중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을 선정하고 선정이유를 3가지로 정리하여 설득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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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을 나누어, 시간 사이에 일주일 정도의 거리를 두고 네 가지 주제를 2개씩 이야기했다.

모둠별로 두 개의 주제 중 하나를 택해서 결론을 내려 보라는 나의 요구에

다행스럽게도, 90% 정도의 아이들이 열심히 토론을 해 주었다.

(이 지역 아이들의 특성이기도 하고,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들의 특성이기도 할 테다.)

나중에 이 주제 4가지 중 한 가지를 택하여 글쓰기를 했다.

많이 어설프다. 좀 더 다듬어야 겠다. 시간이 필요하겠지. 무엇보다 대화가 필요할테다.

한 달 쯤 묵혀서 다음주 쯤 8교시에 컴퓨터실을 개방하고 자기 글을 다시 써 보고자 하는 아이들을

다 모아 보려고 한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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