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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맛집/작곡 작사 인텐스

벚꽃 5분 전. 디지털싱글. 멜론. 애플뮤직. 유튜브. (2021.10.15.)

by 인강 202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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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었다. 암이라고 했다.
조용히 나를 부른 그녀가 말했다. 얼마 전 사소하게 다툰 일을 말하는 줄 알았다.
마음의 방어를 준비하고 들어선 길이었다. 그녀가 말했다. 유방암이라고. 3기일수도 있다고.

3개월이 지났다. 암환우 카페 유방암이야기에 가입하고, 암센터에서 정밀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고, 항암을 시작했다.
곧 머리가 빠질 거라고 했다. 홍대에 유이님들에게 잘 알려진 가발전문샵에 다녀왔다.
화창한 2월이었다. 아이들을 장모님께 맡기고, 둘이 나선 길이었다. 내내 걸으며
홍대의 멋집과 맛집을 구경했다. 데이트였다. 데이트였으면 했다. 아직 공기는 차가웠다. 볕은 따스했다.
마지막으로 한강공원, 강물 바로 곁에 앉아 흑임자 마카롱과 티라미슈 에그 타르트를 나눠 먹었다.
웃으며 농담을 나눴다.

 

 

http://kko.to/8JzJA0SfB

 

벚꽃 5분전 - 라운드테이블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m2.melon.com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머리는 다 빠졌다. 쉐이빙을 하고 나서, 샤워부스에는 샤프심이 늘어갔다.
아내는 왠만해서는 외출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자주 써 보며 거울 앞에서 몇 번이나 확인해 보던
가발도 잘 쓰지 않았다. 날이 더워지는 게 큰 문제였다.
땀이 나고 답답하다 온 머리에 발진이 격하게 올라왔다. 약을 발라주었다. 아팠다.

봄이었다. 벚꽃이 만발했다. 너무 힘들고 어렵겠지만,
잠시나마 함께 벚꽃길을 걸으면 어떨까 했다. 지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렇게 아내를 밖으로 불러냈다.





'벚꽃 5분 전'은 그날의 기억을 담아 만든 노래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의 마음을 담으려 애쓴 곡이다.
그 확인이 꼭 말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건 몸짓이나 눈짓, 표정이나 행동, 편지나 선물일 수 있고, 그리고
벚꽃 한 잎 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때의 마음, 그 마음에 이 노래가 닿았으면 좋겠다.
더불어, 암과 싸우고 있는, 정말 맹렬히 싸우고 있는 모든 암환우분들께
이 노래가 위로가 된다면 정말 영광이겠다.


http://kko.to/8JzJA0SfB

 

벚꽃 5분전 - 라운드테이블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m2.melon.com

v1
경희대 4번출구 오랜만에 나선
당신이 오라 해서 용기내서 나선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오르다 숨이차올라도
계속 마음이 쓰인 건 낯선 모자와 머리

나보긴 괜찮은데 남들도 그럴까
누가 또 알아볼까 땀은 오르고
왜하필이면 나에게 이런일이 고갤 흔들어도
겨우참았던 눈물이 올라와 고개를 숙였어

C
그때 내 손등에 내려오신 여린
그대 눈처럼 촉촉하고 여린 분홍 벚꽃잎이 하나
고개를 들어봐 벚꽃이 가득
파란 하늘엔 그대 분홍잎이 가득



v2
외출은 아직 싫어 계속 말해도
나오라 했던 당신 귀찮게 한 당신
실껏 화를 내 줄거야 짜증내 줄 거야 당신 어디에
찾는데 왜 또 난 눈물이

C
그때 내 손등에 내려오신 여린
그대 눈처럼 촉촉하고 여린 분홍 벚꽃잎이 하나
고개를 들어봐 벚꽃이 가득
파란 하늘엔 그대 분홍잎이 가득

B
벚꽃골목에서 몰래 그댈 기다렸죠
혹시 아플까봐 가슴 안고 애태웠죠
굳이 괜한 짓한 걸까
실수한 것은 아닐까
나는 그저 약속해 버린 나쁜 놈 아닌가
하나뿐인 그대 아프면 어쩌나
혼자서 참다 울까 겁나
내게 말을 해 줘 5분 후에 내게 와서 안겨
커버린 맘의 짐을 던져 조금 부족하지만
나는 준비 됐어

p
내 곁에 없어도 그대 이미 내게
내 곁에 없어도 그대 이미 내게

C
그때 내 손등에 내려오신 여린
그대 눈처럼 촉촉하고 여린 분홍 벚꽃잎이 하나
고개를 들어봐 벚꽃이 가득
파란 하늘엔 그대 분홍잎이 가득 오

 

벚꽃 5분 전. 유튜브.

https://youtu.be/TPbX_Hev-6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