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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맛집/작곡 작사 인텐스

마음을 울리는 가사와 멜로디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by 인강 202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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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텐스- 소름- 청각- 촉각- 동료- 수익

1단계- 모방

1. 감정(intense)
최근에 감정이 목까지 차올랐던 순간을 찾으세요. 그 상황과 이야기를 짧은 글로 써 보세요. 속이지 말고, 꾸미지 말고, 막연하게 말고, 얼렁뚱땅 말고, 그 때의 감정, 상황, 내 손에 있던 물건, 내 곁에 있던 사람, 내가 있던 공간, 내가 느낀 촉감. 아주아주 구체적으로 써야 해요.
좋은 가사는 몸이 되어야 해요. 막연한 글은 막연하기만 해서, 몸이 될 수 없어요. 음악으로 사람을 안으려면 사람을 안는 몸만큼 구체적이고 단단한 감정이 전해져야 해요. 소리로 몸을 만들어야 해요. 청각이 촉각으로 전해져야 해요. 그걸 단 한 순간이라도 해 낸다면, 당신은 대중의 몸에 닿을 수 있고, 그런 순간이 일어나면, 대중의 몸에 소름이 돋아요. 즐거운 소름.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건 바로 그 소름이에요.

2. 훅(hook)
글 중에서 정말 하고 싶어서 계속 반복하고 싶은 말, 글 중에서 아무 이유 없는데 괜히 입에서 계속 반복되는 말, 글 중에서 이 노래를 듣는 사람이 계속계속 들으면서 공감해 주었으면 하는 말, 그런 말을 골라요.
그리고 그 말이 어떻게 불렸으면 좋겠는지 멜로디를 만들어요. 높게, 낮게, 부드럽게, 강하게, 다이나믹 하게, 여리고 단조롭게, 빠르게, 느리게. 이런 기본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멜로디의 기본을 만들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당신의 감정이고, 확신이에요. 당신의 감정과 그 감정에 이 멜로디가 어울린다는 판단이 중요해요. 계속 듣고, 계속 뱉고, 계속 살펴야 해요. 이 소리가, 이 가사가, 이 소리와 가사로 전해지는 감정이, 당신이 정말 전하려고 했던 감정이 맞는지 판단해야 해요.
여기부터는 당신의 영역이에요. 외로운 곳이지만, 마법같은 곳이에요. 당신이 홀로 있어야 할 곳이에요.
이게 코러스, 싸비, 훅 이라고도 불리는 후렴이에요. 이 후렴이 정말 중요해요. 제일 중요해요. 평소에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어? 이 말은 뭔가 근사한데? 말들 사이에, 말들 안에 텐션(tension)이 있어. 정말 인텐스(intense)한데? 싶은 말들은 무조건 메모해 놓아야 해요.




3. 레퍼런스(reference)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고 아버지이고 삼촌이고 이모이고 암튼, 엄청 중요해요. 일단 늘 노래를 즐겁게 들어야 해요. 평소 좋아하는 노래를 일단 즐겁게 열심히 들어요. 그러다가 가끔은 이 노래를 내가 만든다면 어디를 어떻게 고치고 싶은지 상상하며 들어요. 당신이 좋아하는 노래 중에서 당신의 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멜로디를 찾아 보세요. 가사는 보지 마시고요, 그냥 멜로디만 들으시면 되요. 선곡하신 후에 유튜브에서 노래제목 MR 쓰고 검색하면 왠만한 노래는 다 있어요.

4. 트레이닝.
그 멜로디에 당신의 글을 가사로 붙여 보세요. 그냥 즐겁게, 재밌게, 발라드부터 헤비메탈까지 뭐든 해 보세요. 가사가 슬프다고 꼭 발라드일 필요는 없어요. 가사가 즐겁다고 꼭 댄스일 필요는 없어요. 그냥 재미로, 편하게, 쉽게, 흥얼흥얼 마구마구 흥얼흥얼. 한 글자 한 글자, 음에 맞춰 보아야. 3글자 4글자, 아니 2글자로 하고 나머지는 허밍으로. 이렇게 한 음과 한 글자를 맞춰가다보면 한 곡의 끝에 닿아요.
준비, 조준, 발사. 이게 아니에요. 준비, 발사, 조준. 이게 맞아요. 일단 한 번 해 보고, 나중에 수정하는 것이 작곡에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요.
가능하다면, 이 걸 2곡 이상 해 보세요. 당신의 곡에 어떤 장르, 어떤 분위기, 어떤 빠르기, 어떤 멜로디 라인이 더 좋은지 판단하는 훈련이에요. 이 훈련이 잘 되면 나중에는 그냥 멜로디를 뱉어도 될 거에요.




5. 멜로디
멜로디를 뱉어 봐요. 당신에게 멜로디를 뱉어내게 하는 환경이라면 뭐든 좋아요. 계속 흥얼거리는 게 중요해요. 계속 뱉어야 해요. 아무 말, 아무 리듬, 아무 노래 뭐든 좋아요. 몇 가지 루틴이 있긴 해요. 기타 리프를 듣다가 뱉을 수도 있고, 가사를 읽다가 뱉을 수도 있고, 만들어진 비트를 듣다가 뱉을 수도 있어요.

6. 동료
이 작업을 함께 할 동료가 있다면 최고에요. 음악은 외로운 작업이에요. 뱉어내기 전까지 당신의 가사와 멜로디는 당신의 안에 있죠. 보이지 않아요. 보이지 않는 당신의 능력을 존중하는 일이란 쉽지 않아요. 원래 보이지 않는 걸 존중하는 건 쉽지 않거든요. 그건 상당한 훈련과 경험으로 다져진 태도가 필요한 일이에요. 당신의 글과 소리와 감정과 이야기를 존중하면서도, 흔하고 익숙하고 텐션이 없고 지루한 것을 명확하게 서로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동료가 될 만해요.
당연히 흔하지 않고, 당연히 만만치 않아요. 당신의 글과 소리가 곧 내 가장 은밀한 속살 같은 감정과 연결되어 있어서, 동료가 당신의 가사와 멜로디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 꼭 나를, 나의 감정을, 나의 이야기와 삶을 지적질 하는 것 같아 상처 받을 수 있어요. 이걸 넘어설 수 있는 동료가 되어야 해요. 먼저 당신을 존중하고 당신이 멈추라고 할 때 멈출 수 있는 동료여야 해요. 누구보다 당신이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해요. 그래야 동료를 얻을 수 있어요.

6+ 수익배분
좋은 동료와 오랫동안 즐겁게 작업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단단하게 해 두어야 할 일이 있어요. 수익배분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해요. 돈이 요물이라서, 대단한 돈이 아니어도 단 몇 만원, 단 몇 천원 수익을 어떻게 배분하느냐로 마음에 상처가 생겨요. 돈이 오가면 당장 사람 마음에 날이 서서, 그게 당신의 가치에 대한 판단으로 자꾸 들려서, 혹은 미래 어느 날 큰 수익이 났을 때도 이렇게 날 대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당겨 와서, 서로의 신뢰에 금이 가게 되요. 동료가 생긴다면, 함께 팀을 이루기로 했다면, 처음부터 명확하게 수익에 대해 솔직하게, 논리로 감정으로 솔직하게 이야기 해야 해요. 얼렁뚱땅 절대 안돼요. 우리는 뮤지션이자 엔터테인먼트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이에요. 음악이라는 상품을 파는 사람이에요. 돈은 중요해요. 돈을 벌어야 우리는 음악작업을 계속 해 나갈 수 있어요. 돈에 대한 이야기는 액수도 중요하지만, 비율도 중요해요.
보통 작사 4 작곡 4 편곡 2 수익을 나눠요. 참고하세요. 저도 처음에는 편곡 2가 너무 적은 듯했어요. 노력하고 고생한 것에 비해서 비율이 낮은 듯해서요. 그런데 몇 곡 음원을 내다보면 알아요. 좀 거칠게 말하면, 편곡은 배우면 할 수 있어요. 물론 쉬운 작업이 아니고 감각과 열정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어쨌든 엔지니어링은 배우면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작사작곡은 배운다고 다 잘 할 수가 없어요. 특히나 제일 중요한 훅. 후렴의 멜로디와 가사는 배운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에요. 대중이 음악을 듣게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대부분 훅에서 나오거든요. 음악 비지니스 측면에서 작사 작곡을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어요. 노력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결과가 중요해요. 이게 비지니스에요. 우리는 감정과 열정을 다루는 뮤지션이자 음원이라는 상품을 파는 장사꾼이에요. 이걸 정확하게 받아들여야 해요. 그래야 오래 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우리 즐겁게 오래 가 보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