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몇 주간 사용해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어교사는 정말 사라지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질문이 깊게 남을만큼, 대단한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챗GPT와 대화를 해 보고 나니, 국어교사의 역량이란 것이 정말 무엇인 걸까 묻게 되더군요.
1. 지식전달 : 챗GPT 승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국어교사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챗GPT는 평균적인 국어교사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것 같습니다.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국어교사가 챗GPT를 넘어서기란 불가능할 거 같았습니다. 혹 지금 당장은 국어교사가 우세하더라도,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했습니다.
2. 개별학습 : 챗GPT 승
챗GPT가 무엇보다 뛰어난 것은, 챗GPT는 학생마다 개별학습과 심화학습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지치지도 않고, 피곤한 기색도 없이, 같은 질문을 몇 백 번이든 몇 억 번이든 반복하여 답할 수 있습니다. 이 가공할 효율을 넘어설 수 있는 교사는 없을 것 같습니다.
3. 질문과 창작 : 국어교사 승?
그럼에도, 여전히 국어교사가 필요한 영역이 분명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챗GPT는 대단하지만, 결국 대단한 대답자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챗지피티의 가장 큰 장점은 부족한 대화상대로 탁월하다는 것입니다. 챗지피티는 질문을 입력하자마자 완벽하게 이해해서 완벽한 답을 주는 그런, 완벽하거나 훌륭한 대화상대는 아닙니다. 실제 이용해보시면 정말 그렇습니다. 엉터리도 많고, 어색한 것도 많습니다. 물론 데이터가 업데이트되면 더 개선되기도 하겠지만, 이 대화의 구조 자체가 그렇습니다. 질문자의 질문이 정확하지 않으면, 대답도 정확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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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현재까지, 챗GPT의 가장 유용한 점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챗GPT의 가장 큰 장점은, 질문자가 다시 자신의 질문을 정돈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감정의 소모 없이, 질문자가 대화를 통해 다시 자신의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죠. 좀 바보 같은 질문을 해도, 좀 어긋나는 질문을 해도, 아무런 민망함 없이, 아무런 창피함 없이, 챗GPT가 들려주는 대답을 통해 자신의 질문을 수정해 나가는 것이죠. 결국 질문자의 해답은 질문이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챗지피티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질문자의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겁니다. 질문을 명확하게 물을 수 있는 질문자일 수록, 질문이 정확한 만큼 대답도 정확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질문자일수록, 더 탁월한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죠. 결국 문제는, 질문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챗지피티의 시대에 더 요구되는 역량이란, 국어교사가 가르칠 수 있고 가르쳐야 할 영역이란, 질문인 것 같습니다.
5. 학생의 선택은?
물론 아직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뭐가 옳은 것인지, 뭐가 효율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국어교육의 목표가 무엇인지, 그 목표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갈수록 새롭고 뛰어난 도구들이 나오는데 이것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어지럽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다만 궁금한 것은 이것입니다.
챗GPT와 국어교사,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학생들은 무엇을 선택할까요?
6. 책 추천
김대식 교수님의 책 링크를 첨부합니다. 한 번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오디오 북으로 듣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책을 주로 오디오북으로 듣는데, 정말 깊이 있는 강의를 팟캐스트로 듣는 기분이 납니다. 생각보다 속도도 빨라서 한 6시간이면 한 권을 다 읽더군요. 물론 모든 시간에 다 집중해서 듣지는 못하지만, 괜찮습니다. 다시 들으면 되니까요. 저는 오디오 북을 구매하면 평균적으로 5번은 다시 듣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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