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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맛집457

수업단상-수업평가 수업평가를 온라인 카페로 받았다. 다음 카페에 투표 기능이 있어 한 학기 수업을 짧게 목록으로 정리하여 투표를 부탁했다. 시간은 아침 보충시간, 비어있는 컴퓨터 실에서 실시간으로 진행했고 투표 후에 반드시 200자 이상, 자신이 선택한 이유를 댓글로 달아달라는 마지막 부탁과 얼마간의 협박(?)을 했는데 다들, 열심히 성실하게 진지하게 대해 주어서 고마웠다. 주제는 세 가지. 수업진행방식에 대하여, 가장 지루하고 무익했던 수업, 가장 즐겁고 유익했던 수업..이다. 수업진행방식에 대한 친구들의 글에 웃다가, 멈칫 하다가, 조심 하다가, 지루하고 무익했던 수업에 대한 친구들의 글에 심장이 벌렁벌렁, 얼굴이 달아오르고, 아이고..창피하고, 또 미안하고, 한편으로 아쉽고, 심지어는 밉기도 하다가, 즐겁고 유익했던.. 2011. 12. 3.
수업단상-안락과 고통, 그리고 치유 많이 아팠다. 꼭 해를 건너 한 번씩,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몸살에 시달린다. 올해는 넘어가나 했더니 그러질 못했다. 이틀전부터 열이 오르더니 온몸이 쑤시고 오한까지 생겼다. 늘 있는 몸살이라 여기고, 병원에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예전에 두 번,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도 온 몸에 얼음팩을 놓고 덜덜 떨며 체온 떨어뜨린게 처치의 전부여서 병원의 치료라는 걸 그리 신통하게 여기지 않았던 터라 어떻게든 집에서 해결해 볼 생각이었다. 그러다 지난 밤, 걷기 힘들 정도로 앓았고 혼자 하는 얼음찜질 정도로는 열이 내려가지 않았다. 몸살이면 앓고 말겠지만 혹시 신종플루라면..하는 생각에 미치자 걱정이 되었다. 성적처리에 수행평가에 채점에 이것저것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였다. 만일 타미플루 처.. 2011. 12. 3.
어제였다. 하루의 마지막 시간이었다. 수업시간 15분이 지나도록 수업준비를 하지 않고, 참담한 표정으로 서 있는 내 표정도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끝내 화를 냈다. 문제는 화를 냈다는 것이 아니라, 화를 '잘'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주말동안 이런저런 일로 몸이 많이 피곤한 탓이었는지 제대로 화를 못냈다. 그래서 더 화가 났고, 심지어는 짜증까지 났다. 나는, 교사가 화가 날 때는, 화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화'가, 감정이 불연소된 매캐한 느낌의 '짜증'이 아니라, 차고 맑은 '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를 낸 후에는, 교사도 학생도 서로 맑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가끔 내 몸과 맘이 모두 건강하고 스스로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숨을 잘.. 2011. 12. 3.
수업단상 1. 장소에 대하여 정현종 모든 장소들은 생생한 걸 준비해야 한다. 생생한 게 준비된다면 거기가 곧 머물 만한 곳이다. 물건이든 마음이든 그 무엇이든 풍경이든 귀신이든 그 무엇이든 생생한 걸 만나지 못하면 그건 장소가 아니다. (가령 사랑하는 마음은 문득 생생한 기운을 돌게 한다. 슬퍼하는 마음은 항상 생생한 기운을 일으킨다. 올바른 움직임은 마음에 즐거운 청풍을 일으킨다) 생생해서 문득 신명 지피고 생생해서 온몸에 싹이트고 생생해서 봄바람 일지 않으면 그건 장소가 아니다. 오 장소들의 지루함이여, 인류의 시간 속에 어떤 생생함을 한 번이라도 맛볼 수 있는 것인지, 참으로 드문 그런 은총을 한 번이라도 겪을 수 있는 것인지...... 시간은 한숨 쉬며 웃고 있고나. 그나마 시와 그 인접예술들은 곧 장소의.. 2011. 12. 3.
‘민중의 평화’를 가르치는 고전 교육 _ 이계삼 첨부파일 (1) 구름배 | 구름배 http://blog.naver.com/wintertree91/10023302122 우리가 서로 얼굴 보며 만나 이야기한 지는 몇 년이 되었지만 그 얼굴빛과 표정과 느낌을 잊지 않는다, 마음으로 내가 흠모하는 벗, 이계삼 선생이 새로 쓴 글을 2007년 9-10월호에서 보았다. 교육방송에서 논술 강의를 하며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짓는 후배에게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 문제를 내러가며 바쁜 티가 풀풀 나는 후배에게 입시문제집 원고를 쓰며 삶의 성취를 느끼는 몇 분 선배에게 그래서 세상에 무엇인가 이루고 산다고 스스로 여기는 아는 이들에게 이런 글을 써야, 글 배운 자로서 제 몫을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하고 싶다. 내 옆자리에 앉은 다울 선생은 이 글을 보고 '울타리를 .. 2011. 12. 3.
2002. 4. 11. 교생 때의 일기 한 도막.. 지지리도 말을 안 들어 처 먹는 애들한테 울컥, 한바탕 말을 쏟아붓고 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애들이 내 말을 들어야 하지?" 그렇게 뻘쭘해진 정신을 가다듬다 보니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오늘, 터덜터덜 버스를 타러 오는 길에 '교생 선생님!!!'하고 불러주는 한 녀석이 다짜고짜 사 달라는 떡복기, 튀김, 오뎅 몇 개를 녀석의 뱃 속에 들이밀어 주고, 안그래도 허리만 강호동인 녀석의 배를 툭툭 쳐 주고나서 낼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바로 빠이빠이를 선사해 주는 녀석의 뒤통수를 보자니, 정말, 내가 뭐 하나 하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다. 녀석이 내게 다가온 서슴없음과 똑같은 모습으로, 일말의 주저함 없이 돌아서는 녀석의 서슴없음 사이에서.. 201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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