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4. 11. 교생 때의 일기 한 도막..
지지리도 말을 안 들어 처 먹는 애들한테 울컥, 한바탕 말을 쏟아붓고 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애들이 내 말을 들어야 하지?" 그렇게 뻘쭘해진 정신을 가다듬다 보니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오늘, 터덜터덜 버스를 타러 오는 길에 '교생 선생님!!!'하고 불러주는 한 녀석이 다짜고짜 사 달라는 떡복기, 튀김, 오뎅 몇 개를 녀석의 뱃 속에 들이밀어 주고, 안그래도 허리만 강호동인 녀석의 배를 툭툭 쳐 주고나서 낼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바로 빠이빠이를 선사해 주는 녀석의 뒤통수를 보자니, 정말, 내가 뭐 하나 하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다. 녀석이 내게 다가온 서슴없음과 똑같은 모습으로, 일말의 주저함 없이 돌아서는 녀석의 서슴없음 사이에서..
2011.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