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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브랜딩/툴툴툴- 소통

비트코인은 사기다

by 인강 2018.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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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사기다.


22살 때,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마침 내 마음이 어지러웠던 시절이었다.

눈물로 내 아픈 마음을 위로해 준 친구는

나의 새로운 시작을 격려하며 

누군가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다단계였다.

모든 관계는 따뜻했고, 모든 논리는 완벽했다. 

마지막까지 그 서류에 서명을 하지 않게 만든 것은

땀 없이 돈 번다는 것들은 다 사기꾼이라는

어릴때부터 정말 지겹게 들은 아버지의 말 한 마디였다.

고작 노동자의 닳아빠진 금언이었지만

결국 그 금언이 그곳에서 나를 구했다.

그날 나는 어렵게, 정말 어렵게 그 자리를 물리치고

친구와 술을 마시며 눈물로 부딪힌 후

두번다시 그를 만나지 않았고

6개월 후쯤인가...나는 내가 갔던 그 건물과 사무실이

거대한 사기로 텔레비젼 뉴스에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


비트코인은 사기다.

JTBC 암호화폐 토론회를 다시보기로 보았다.

장사꾼은 열외다.

정재승 교수님이 안쓰러웠다.

그가 말한 장미빛 미래는 너무 멀었고

그가 말한 가까운 미래는 실효성이 없었으며

그가 눈 감은 현실은 지옥이었다.


완벽한 개인간 거래라는 명분은 

거래소와 채굴기업, 거대자본의 독점과 시장조작,

그로 인한 국가 개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너덜너덜해졌고,

거의 무료에 가깝다는 유혹은

폭증이란 표현이 가증스러울만큼 늘어난 수수료와

거대자본과 기술에 조작당하는 개인들의 피해를 알고나면

되려 배신감의 원천이 되었다.


정재승 교수의 말대로, 정말 그런 기술이 완성되었으면 좋겠다.

거래를 한 번 하려면 10분이나 기다려야 하는 말도 안되는 불편함 없이,

그 10분 동안 2중거래로 몇 만명이 사기를 당할 위험도 없이,

거대자본과 기술기업과 거래소의 시장조작에 대한 불안도 없이,

돈 많은 개인들이 익명으로 진행되는 암호화폐 세계에 

주식작전을 하듯 폭등과 폭락을 유도하는 작전을 할 거라는 공포도 없이,

개인과 개인이 시스템에 대한 신뢰로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그런 세상.

그러나 그런 세상은

먼 미래에나 있고

가까운 미래에도 없으며

그 날이 오기까지, 현실은 내내 지옥이다.


나는 정말이지 진심이라고 믿고 있다.

정재승 교수의 '개인'에 대한 사랑, '국가'에 대한 불신, 통제에 대한 저항

그의 의지는 선하다.

그러나 선한 의지가 늘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요즘 내가 믿는 것은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의지만이 선하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벌어졌던 모든 학살이

선한 의지로 시작되었음을 기억하라.

정재승 교수님을 존경한다. 그러나 적어도 비트코인 논쟁에 대해서는

정재승 교수님은 자신의 선의와 상관 없이

자신의 주장과 낙관이 가져올 파괴된 현실을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내가 내 친구의 선의를 믿었으나

그 결과를 믿을 수 없었듯이. 

내 친구의 선의가 결국

내 친구의 삶을 파괴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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