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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실패는 내가 노력했다는 증거잖아요-중2와 함께 한 서평쓰기, 독서토론, 그림책읽기-나주빛가람중-물꼬방2019 자료집

by 인강 2019.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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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아, 샘이 29권을 샀단다. 너희는 한 권만 사면 돼. 샘은 이제 옷 살 돈이 없다(웃음). 이 책 표지 봐봐. 이쁜 이 여자애가 슈퍼스타고, 옆에 친구가 그 절친이야. 그런데 학교 게시판 슈퍼스타 여학생 얼굴에 심한 낙서가 그려진거야. 범인이 누굴까? 반 친구들이 슈퍼스타의 절친을 의심해. 표지는 분홍분홍이지만 남학생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어.”
“애들아, 치킨을 일주일에 몇 번 먹니? 한 번? 두 번? 닭은 2종류가 있어. 고기를 먹는 닭과 알을 낳는 닭으로 나누어진 것은 알고 있니? 닭들은 a4 한 장 크기의 케이지에서 살아. 위층 닭이 배설을 하면 아래층 닭이 배설물을 맞고 있는 거야. 산란계 수평아리들은 산 채로 포대에 담아지거나 그라인더에 갈아진단다. 왜냐하면 수평아리를 안락사시키는 비용이 많이 드니까. 이 책은 동물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나는지 말해주는 책이야.”
한 남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남학생은 운동을 매우 사랑하는 아이였다.
“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책을 다 사고 싶어지네요.”
 
김은희, '중2와 함께하는 독서교육' <물꼬방 2019 자료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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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꼬방의 리틀 빅 히어로.
작은 체구에 비할 수 없이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는
명랑함과 진솔함, 따뜻함과 지적인 날카로움이
곁에 있으면 가만히 샘의 이야기를 듣게 한다.
참 멋진 사람.
나주빛가람중학교에 계시는 김은희 샘의 중학교 독서교육사례.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본 사람의 독서교육 길찾기.
개인의 수업만이 아니라 학교의 교육과정까지 
시도하고 실패하고 고민한 사람의 이야기.
솔직하게, 구체적으로, 독서교육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께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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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와 함께하는 독서교육
- 서평쓰기, 독서토론, 그림책읽기 -
 
김은희 ∥ 나주빛가람중학교 fordream1985@naver.com
 
1. 책중독자와 물꼬방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책은 『연오랑과 세오녀』이다. 집안 형편상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야 그림책을 많이 보았다. 바위에 올라탄 남자와 여자 그림이 생각난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차례로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고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 사신들이 연오랑 세오녀 부부를 찾아가서 사정을 고하자 세오녀가 비단을 짜서 주었다. 신라에서는 비단을 제단에 바치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다시 해와 달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이 글은 신비로운 느낌으로 기억에 남았다.
다독상을 타고 싶어서 초등학교 5학년 때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우리 반은 총 4명이었고 복식 수업을 하였다. 4명 중 나와 다른 남자애가 1, 2등을 번갈아 가며 했는데 남자애가 45권을 적어낸 것을 보았다. 집에서 내가 읽은 책을 기록해 보는데 권수가 더 적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얕은 꾀로 47권을 적어냈다. 상장에 적힌 47권이라는 숫자가 어찌나 부끄럽던지. 그 이후로는 다시는 책 권수를 거짓말로 늘리지 않았다. 다독상은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중학교에 다닐 때까지 꾸준하게 받았다.
독서량이 증가했던 시기가 초 6부터였다. 우리 집에는 셜록홈즈 계림문고판 시리즈가 있었다. 내 기억에 어느 집에서 얻어온 책이었다. 얼마나 재미있던지 보통 한 권을 서너 번씩 읽었다. 『악마의 다이아몬드』, 『너도밤나무집의 비밀』, 『춤추는 인형의 비밀』, 『보헤미아의 왕비』 등이 생각난다. 셜록홈즈 시리즈 중에 몇 권이 없어서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못 읽었던 『사라진 지옥선』, 『삐뚤어진 입을 가진 사나이』 등을 황금가지 출판사 것으로 읽었다. 그 때는 홈즈를 '호움즈'라고 표기하였다. 그것도 특이했다. 사람들이 재미로 뤼팽과 홈즈 둘 중 한 명을 택하곤 하는데 나는 항상 홈즈 편이었다. 홈즈의 빛나는 지성을 사랑하였다.
그리고 우리 집에는 큰댁에서 물려받은 계몽사문고 세계문학전집이 있었다. 『조디와 아기사슴』, 『비밀의 화원』, 『흰고래 모비딕』, 『대장 불리바』, 『삼총사』, 『아이반호우』, 『모히컨 족의 최후』, 『링컨』, 『포드』 등 이 책들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이 세계명작들이 나의 기본 소양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중학교 시기에는 읍내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 때는 본인이 아니어도 가족 회원증으로도 빌릴 수 있었다. 아빠, 엄마, 나, 남동생 이렇게 4명 것으로 12권씩 빌려오는 날에는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았다. 나는 아빠가 즐겨보는 무협지마저 다 읽었다. 무협지에는 꼭 야한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어린 마음에도 남자 주인공이 2명 이상의 여자들을 거느리는 것이 불편하였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어떤 무협지는 남자 주인공이 14살이었다.
도서관에 다니면서 『태백산맥』, 『토지』를 읽어나갔다. 학교 선생님 중 한 명이 태백산맥과 토지를 추천하셨고 선생님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나는 몹시 어려운 그 책들을 읽어 나갔다. 『태백산맥』을 『토지』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는데 4번은 읽었다.
처음 읽을 때는 김범우가 멋있어서, 두번째는 염상진이 멋있어서, 세번째는 심재모가 멋있어서, 네번째는 손승호가 마음에 들어서 읽었다. 나중에 대학생이 되어 조정래 작가님에게 사인을 받을 때 자랑스럽게 4번 읽었다고 말씀 드린 것은 뿌듯한 추억이다.
고등학생 때는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러시아 문학을 읽었다.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의 작품들을 읽어나갔다. 아직도 기억나는 한 장면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 한국교원대에서 독서 면접을 봤던 기억이다. 그때도 나는 교수님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어려운 책을 읽었다고 말했는데 최근에 2번째로 읽으면서 얼마나 얕게 읽었는지 알게 되었다.
나의 독서는 주로 재미 위주였다. 로맨스와 판타지를 읽다가 죄책감이 들면 교과서에 등장하는 작가들의 한국문학작품이나, 세계 명작들을 읽는 식이었다. 완성도 높은 문학 작품들의 재미를 느끼게 된 것은 솔직히 고백하건데 교사가 되고 나서였다. 국어 선생님들과 교류하면서 김중혁, 김애란, 최은영, 황정은, 구병모, 이기호, 은유, 정혜윤 등 매력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인문 사회 분야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읽고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4천원 인생』, 『벼랑에 선 사람들』, 『인간의 조건』,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달빛 노동 찾기』 등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만화책도 읽기 시작했다. 『익명의 독서중독자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 『평등은 개뿔』, 『까대기』 등 주옥같은 만화들을 만났다.
중학생 시절 내 소원은 책으로 가득한 창고 3개에서 사는 것이었다. 그런 내가 책을 읽는 것은 너무나 쉽고 재미있는 일이다. 책을 읽는 것은 나에게 취미이자 생활이니까 그렇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다. 나아가 글을 쓰게 만드는 것은 더 고난이도 활동이었다. 2015년 아직도 기억하는 한 남학생은 만화 삼국지로 독후감 3편을 얼렁뚱땅 써서 제출하였다. 본인은 줄글을 절대 못 읽는다고 하였다. 2019년에 만난 또 다른 남학생은
“나는 책을 읽는 사람이 이해가 안 돼. 어떻게 책이 재미있어? 게임은 재미있기라도 하지?”
이런 말을 하였다.
학생들은 책이란 재미없는 것, 독후감은 억지로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나도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대한 마음의 장벽이 생겨났다.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한 권을 어떻게 다 읽지?” , “단편도 제대로 못 읽는데 장편이 가능할까?”, “교과서 내용은 언제 다 가르치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을 2011년부터 물꼬방을 통해 하나하나 느리게 배우기 시작했고 실천해 보았다. 선생님들의 수업 사례를 듣는 것과 내가 수업하는 것은 성취 측면에서 많이 차이가 났다. 결과물은 미약했지만 수업 과정 속에서 나는 재미와 보람을 동시에 느꼈다.
2016년에는 정규 수업 시간에 단편소설 읽기를 했고 2017년부터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시도했다. 2017년에는 학교 도서관 책을 이용하여 모둠별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활동을 하였다. 그때는 사회 문제를 다룬 책으로 한정하여 목록에서 책을 고르게 했더니 아이들이 힘들어하였다. 2019년에는 학교를 옮기면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29권의 목록 중에서 모둠별로 한 권을 선정하고 각자 사게 하였다.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기 전 2월 나는 『나의 책읽기 수업』, 『한 학기 한 권 읽기』, 『한 학기 한 권 읽기 어떻게 할까』를 정독하였다.
 
 
 
 
 
2. 중2와 함께하는 서평쓰기
가. 빛가람중 2학년 국어과 평가계획
 
평가
종류
지필평가
수행평가
반영
비율
30%
70%
평가 유형 및 영역
기말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학
문법
말하기‧
쓰기
선택형
서답형
독서토론
서평
시영상
한글
소개
책자
포트폴리오
만점
80점
20점
100점
100점
100점
100점
100점
세부 반영
비율
24%
6%
15%
15%
15%
15%
10%
평가
시기
7월
3~6월
 
나. 차시 계획
 
주간
차시
수업 내용
3월 첫째주
2
한 학기 한 권 읽고 서평 쓰기안내
3월 둘째 주~셋째 주
4
교과서 ‘과학자의 서재’
3월 넷째 주~4월 첫째 주
4
책읽기
4월 둘째 주
2
서평학습지
4월 셋째 주
2
서평학습지/세월호 계기수업
4월 넷째 주
2
컴퓨터실 타이핑
 
 
1) 한 학기 한 권 읽기 안내
올해 학군이 좋다는 소문의 학교로 옮겼다. 나는 중학교 2학년 7개 반을 주당 2시간씩 들어가고 담임 및 동아리를 맡게 되었다. 교사와 학생이 처음 만나는 3월이 참 좋다. 학생들은 정말 집중해서 교사의 이야기를 듣는다. 3월 첫 시간 서평 쓰기 활동을 위하여 책 구입 안내를 하였다.
2월에 준비한 책 29권을 책 수레에 싣고 교실마다 책장수처럼 홍보를 하였다.
“애들아, 샘이 29권을 샀단다. 너희는 한 권만 사면 돼. 샘은 이제 옷 살 돈이 없다(웃음). 이 책 표지 봐봐. 이쁜 이 여자애가 슈퍼스타고, 옆에 친구가 그 절친이야. 그런데 학교 게시판 슈퍼스타 여학생 얼굴에 심한 낙서가 그려진거야. 범인이 누굴까? 반 친구들이 슈퍼스타의 절친을 의심해. 표지는 분홍분홍이지만 남학생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어.”
“애들아, 치킨을 일주일에 몇 번 먹니? 한 번? 두 번? 닭은 2종류가 있어. 고기를 먹는 닭과 알을 낳는 닭으로 나누어진 것은 알고 있니? 닭들은 a4 한 장 크기의 케이지에서 살아. 위층 닭이 배설을 하면 아래층 닭이 배설물을 맞고 있는 거야. 산란계 수평아리들은 산 채로 포대에 담아지거나 그라인더에 갈아진단다. 왜냐하면 수평아리를 안락사시키는 비용이 많이 드니까. 이 책은 동물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나는지 말해주는 책이야.”
한 남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남학생은 운동을 매우 사랑하는 아이였다.
“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책을 다 사고 싶어지네요.”
나에게는 최고의 칭찬이었다. 2월 학군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는 책 목록을 별 1개 ~ 별 3개까지 준비했다. 대부분은 서울 삼정중 이민수 선생님의 목록이고 몇 권만 내가 추가했다. 겨울 방학 때 동물권에 관한 책을 열심히 읽어서 열정적으로 책을 소개했다. 학생들이 관심을 많이 보였지만 책 두께를 보고 포기하였다. 『고기로 태어나서』,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아무튼 비건』 등이 그렇다. 『아무튼 비건』은 한 남학생이 집어서 조금 살펴보더니 대번에 어렵다고 포기하였다.
결국 아이들에게 모둠별로 1권을 고르되 성장 소설 위주로 고르게 유도하였다. 모둠끼리 겹치는 책들은 가위바위보를 통하여 송승훈 선생님의 방식대로 이긴 팀이 양보하게 하였다. 이 방식을 아이들은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치타소녀와 좀비 소년』, 『해리엇』, 『축하해』, 『두근두근 백화점』, 『의자뺏기』, 『내 친구는 슈퍼스타』, 『두근두근 체인지』, 『사춘기라서 그래』, 『휴대폰 전쟁』, 『아몬드』, 『z 캠프』, 『저스트 어 모멘트』, 『오월의 달리기』 순으로 선호하였다.
 
2) 한 학기 한 권 읽기 진행
3주간의 준비 시간 이후 책을 4시간에 걸쳐 읽었다. 반별로 24명 중 15명 ~ 20명이 책을 샀다. 학군의 덕을 본 셈이다. 해프닝도 있었다. 『축하해』를 사려고 한 남학생이 아빠에게 책 설명을 하자 아빠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웃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남학생은 아빠에게 정직하게 책 설명을 하는 성실한 학생이었고 좋은 서평을 써냈다. 책을 못 산 친구들은 내 책을 빌려 읽었다. 내가 목록의 책들을 1권씩 소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완독한 학생들의 비율은 보통 24명 중 12~18명이었다. 두근두근 시리즈를 고른 아이들이 끝까지 못 읽었다.
서평학습지를 2시간에 걸쳐서 쓰게 하였다. 서평학습지는 서울오디세이학교 송동철 선생님의 자료를 이용하였다. 학습지 활동 중에서 아이들이 어려워 한 것은 자기 경험 쓰기와 관련 있는 세상일 찾기였다. 학생들은 직접 경험한 것만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본 내용을 쓰거나 친구한테 들은 내용을 써도 좋다고 안내하였다.
별점 주기 항목은 학생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수행하였다. 나는 학습지를 하다가 헤매는 아이들을 보면서 작가 소개는 짧게 써도 좋다고 안내하였다. 서평 학습지를 꽉꽉 채우면 A4 2쪽(13 포인트 분량)의 글이 나온다.
컴퓨터실에 가서 2시간에 걸쳐 타이핑을 하였다. 내가 가르치는 중학생들은 대체로 타자가 느리다. 2시간 안에 완성한 친구들은 한 반 24명 중 절반 정도였다. 컴퓨터실 컴퓨터는 한글프로그램만 실행해도 윙윙 소리를 내며 거칠게 반응하였다. 완성한 글은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게 하거나 내 메일로 보내라고 하였다. 메일을 보내줄 모르는 학생들은 내 usb에 글을 저장하였다.
고쳐쓰기를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하고 행사로 가득한 5월이 왔다. 학생 서평 중 인상적인 작품 2편을 글 마지막에 실었다.
학생 서평들을 읽다 보니 내 생각보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은 경우가 많았다.
 
나는 『내 친구는 슈퍼스타』라는 책을 읽기 전에 과연 이 책은 요즘 학교 생활의 모습과 비슷한 내용이 나왔을지 기대를 했고 책 표지의 분홍색이 굉장히 멋져서 골라보았다. -이시○
아까 말했듯이 나는 『두근두근 백화점』을 읽기 전에는 정말 책을 읽지 않았다. 책을 강제로 읽을 때도 책을 건성건성 읽었고, 내가 읽고 싶어서 읽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여러 가지를 깨달았다. 내가 너무 고정관념에 박혀있다는 부분과 책 중에도 나와 맞는 재미있는 책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에는 끝도 없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내가 상상도 못하고 이야기들이 정말 창의적 펼쳐 있었다. 나는 평소 무언가는 안 된다고 고집이 있어 완벽만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창의성이 나를 다시 되살려주었다.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다시 소설책들을 읽고 싶어졌다. -배윤○
책을 읽으면 마음에 드는 장면이나 글귀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축하해』은 따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 없었다. 책의 내용이 처참하기 때문이다. 전부 안쓰럽게 봐야할 분들이다. 이 책을 본 후 나는 성매매 여성들을 흥밋거리로 여겨왔던 대한민국 남성들이 한심하다. 성매매 여성들이 업소를 나와서 자신의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여성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 것이 멋지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엄청난 것이다.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하다. -이준○
사실 『치타 소녀와 좀비소년』을 읽기 전에는 학교를 안 다니고 그냥 떠돌아다니는 학생들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었다.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데에는 그런 이유가 있었다. 이유가 없는 행동은 없구나 하는 걸 느꼈다. - 김서○
 
3. 헬렌올로이, 4:4 찬반토론
가. 차시 구성
 
주간
차시
수업 내용
5월 첫째 주
2
귀뚜라미
5월 둘째 주~셋째 주
4
동백꽃 읽기, 단어퀴즈, 5•18계기수업
6월 첫째 주
2
동백꽃 질문퀴즈
6월 둘째 주
2
토론모둠편성, 헬렌올로이 읽기
6월 셋째 주
2
토론내용마련
6월 넷째 주
2
토론하기
7월 첫째 주
2
토론하기, 교과서 정리
 
나. 수업 흐름
헬렌 올로이를 낭독해서 읽었다. 그리고 마인드맵으로 인물들을 정리하면서 간단히 줄거리를 이야기하였다. 헬렌 올로이 소설 수준이 참 어렵다는 것을 이때 깨닫는다. 낭독할 때는 집중을 안하던 친구들이 갑자기 “선생님, 데이브랑 헬렌이 결혼해요? 헬렌이 죽는다고 그래요? 필도 헬렌을 좋아했나요?” 하면서 뒤늦게 놀란다. 정말 24명이 수업 시간에 모두 집중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토론 모둠을 편성하였다. 기본적으로 뽑기를 통해서 국어 모둠을 만든다. 남2, 여2 비율을 맞추는 편이다. 단, 교내토론대회에 참여할 만큼 역량이 있는 친구들이 한 조에 몰렸을 경우(우리 반의 경우) 조장 역할을 맡기고 모둠을 재편성하였다.
모둠은 4명을 기본으로 하되 한 반에 23명인 경우 어쩔 수 없이 능력이 뛰어난 친구에게 두 역할을 같이 겸하도록 하였다. 모둠에서 활발하고 순발력 좋은 친구들이 2, 3번을 맡도록 유도하고 부끄러움이 많거나 말하기를 꺼리는 친구에게 1, 4번을 맡게 하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부끄러움 많은 친구들은 입론이나 마무리를 맡는 것만으로도 떨렸다고 한다.
 
제1토론자
입론(토론계획서를 보고 읽어도 됨)
제2토론자
질문-답변
제3토론자
질문-답변
제4토론자
마무리
 
토론 논제를 안내하였다. 기말고사까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논제를 물꼬방 밴드에서 자료 검색을 하고 내가 정하였다.
 
논제 1. 헬렌의 사랑은 진짜다.
논제 2.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로봇을 개발해야 한다.
 
원래 논제 2는 “감정이 있는 인공지능로봇을 개발해야 한다.”였다. 수석 선생님께서 ‘감정’보다는 ‘자아’라는 단어가 더 적합하겠다고 조언해주셔서 바꾸었다.
가위바위보를 통해 이긴 팀이 양보하는 식으로 논제도 정하고, 찬반도 정하였다. 보통 논제 1을 두 모둠이 다루고, 논제 2를 네 모둠이 다루는 식이다. 1시간에 두 모둠씩 토론하므로 실제 토론 시간은 3차시이다.
사회자 대본이 있으므로 그때그때마다 사회자를 바꾸어서 쓴다. 세다 토론이나 디베이트 토론은 반론이 중요하지만, 토론 경험이 거의 없는 아이들에게 즉석에서 반론을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서 질문-답변으로 바꾸어서 진행하였다. 한 팀당 우리 팀의 질문, 상대방이 질문할 내용 등을 각각 4가지씩은 준비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1, 4번 토론자도 질문-답변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였다.
토론 주간에 내가 동교과 선생님들에게 수업을 공개하게 되었다. 공개수업 전날 처음 해본 2모둠 3모둠이 너무 준비가 부실하여 실망하였다. 그리고 청중 학생들은 엄청 떠들었다. 공개수업 당일은 1모둠과 4모둠 차례였다. 논제는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로봇을 개발해야 한다. ”였다. 국어 선생님이 다섯 분이 오시니까 갑자기 아이들이 연기를 하였다. 떠들던 녀석들이 떠들지 않았다. 그리고 모범생 역할에 빙의하여 훌륭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귀엽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고 속으로 엄청 웃었다.
공개 토론을 한 1모둠과 4모둠은 자료조사가 훌륭하였다. 역시 세○이와 윤○이, 정○이가 큰 역할을 하였다. 청중에서는 관○와 서○이가 자발적으로 질문을 많이 하였다. 관○는 본인 토론은 준비가 부족해서 헤매더니 다른 모둠 토론 때는 논리적인 질문들을 하였다.
내가 강압적으로 의견을 발표하라고 한 친구들이 있었다. 아주 조용하거나 아주 시끄러운 녀석들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핸드마이크는 공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목소리가 작은 친구들을 배려하기 위하여 의무적으로 모두 쓰게 하였다.
찬성팀이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로봇이 인간을 위협할 경우를 묻는 반대팀 질문에 잘못 답하였다.“로봇의 3원칙처럼 인간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로봇 프로그램 안에 제한을 하자.”라고 답변하여 찬성팀의 입지를 스스로 약화시켰다. 그러자 청중 유○이 자아가 있는 로봇을 프로그램 설정을 통하여 통제한다면 노예에 해당되지 않느냐는 질문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로봇을 개발해야 한다.”라는 논제로 다른 반도 토론을 하였다. 토론을 얼마만큼 성실하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토론의 승패가 갈렸다.
쟁점은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로봇을 인간과 동등한 관계로 볼 것이냐, 인간을 돕는 존재로만 볼 것이냐였다. 찬성팀 아이들 중 이 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한 팀은 14개 팀 중 1팀 정도였다. 그 팀만 로봇의 “5•18 민주화 운동” 등을 예로 들어 깊이 있게 나아갔다.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 볼 주제였다.
“헬렌의 사랑은 진짜다.”라는 논제로 여러 반들이 토론을 하였다. 이것은 소설이 누가 더 꼼꼼하게 읽었는지에 따라서 토론의 승패가 갈렸다. 흥미로운 점은 헬렌이 죽음을 선택한 점도 드라마를 보고 행동만 따라한 역할놀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헬렌에게 사랑을 할 때 느끼는 감정의 분비물을 넣지 않았다.” 라는 부분도 해석이 다르게 나타났다.
나는 토론수업을 하면 논제에 집중하여 자기 의견을 나름대로 전개하는 아이들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리고 평소 수업 시간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도 토론 수업 때는 1인 1역할 제도 때문에 마이크를 잡고 발표를 한다. 마이크를 들고 신기해 하거나, 귀가 빨개지면서 열심히 원고를 발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2017년에는 모든 팀마다 논제를 다르게 해서 토론했다. 올해는 수석 선생님 조언대로 한 논제를 2시간 연속 토론하니 아이들의 이해가 깊어지는 걸 느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3770000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00pixel, 세로 1334pixe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37704785.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00pixel, 세로 1334pix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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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00pixel, 세로 1334pixe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37700003.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00pixel, 세로 1334pixel
 
 
토른 전개
평가일자
6. 28
학급
2-7
논 제
헬렌 올로이의 사랑은 진짜다
토론형식
4:4 세다 토론 변형
찬 성
반 대
입론
1. 헬렌 올로이는 스스로 죽음을 택하였다.
2. 헬렌 올로이는 데이브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하였다.
3. 헬렌 올로이는 감정이 있는 인공지능로봇이다.
입론
1. 헬렌은 기계 부품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래밍된 존재이다.
2. 로봇이 인간과 닮으면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관계에서 사랑은 불가능하다.
예: 골짜기 효과
3. 살아있는 생명체만이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반대측이 찬성측에게
Q. 드라마를 보고 학습한 사랑은 가짜가 아닌가요?
A. 학습된 사랑도 진짜입니다. 우리 인간도 자라면서 감정을 배우듯이 헬렌올로이도 텔레비전드라마와 책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웠습니다.
Q.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이 과연 대등하게 서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A. 헬렌처럼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로봇이라면 서로 공존하고 사랑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사랑은 아주 복잡한 감정입니다. 이것을 로봇이 이해할 수 있을까요?
A. 헬렌은 자아가 있어서 인간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인간이 인공지능로봇과 결혼한다면 출산을 하지 않을 테고 사회 구성원을 재생산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에 대하여 답변해주세요.
A. 인간이 인공지능로봇과 결혼을 했다는 것은 같은 인간과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가 반영된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인공지능로봇을 만나지 않는다면 혼자서 살 가능성도 높습니다.
 
찬성측이 반대측에게
Q. 헬렌이 죽음을 택한 것을 보면 사랑이 증명된 게 아닐까요?
A. 드라마를 보고 행동만 따라한 것입니다.
Q. 소설에서 헬렌에게 사랑을 느끼는 분비물을 넣지 않았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즉, 프로그래밍 결과가 아니라 진짜 감정이라는 뜻이지요.
A. 사랑을 느끼는 분비물이나 호르몬을 넣지 않았다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사랑을 할 때 느끼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즉, 헬렌의 사랑은 인간의 사랑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Q. 헬렌이 데이브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것으로 사랑이 증명되지 않습니까? 인간이 사랑에 빠졌을 때 하는 행동과 같습니다.
A. 인공지능과 결혼한 일본인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인공지능은 아직 프로그램 단계라고 합니다. 인공지능로봇이 인간처럼 사랑을 느끼는 것은 가능하다 해도 머나먼 미래의 일입니다.
 
 
 
토른 전개
평가일자
6. 28
학급
2-6
논 제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로봇을 개발해야 한다.
토론형식
4:4 세다 토론 변형
찬 성
반 대
입론
1. 로봇은 인간과 같은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2. 로봇이 인간의 위험한 일을 대신할 수 있다.
3. 로봇이 일을 많이 해줌으로써 인간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
입론
1.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로봇은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
2.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로봇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것이다.
3.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로봇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찬성측이 반대측에게
Q. 로봇을 통제 못하여서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사람도 똑같이 위험한 일을 하지 않느냐?
A. 자아가 있는 로봇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다. 우리 인간이 통제를 못한다.
Q.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A. 인간보다 로봇이 뛰어나다면 로봇은 법과 제도를 그들을 위해 제정할 수 있다.
Q. 로봇이 자아를 가진다면 그로 인해 독거노인, 1인 가구에게 동반자가 되어 줄 수 있다.
A. 독거 노인, 1인 가구에게 동반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인간이다.
 
반대측이 찬성측에게
Q. 자아가 있는 로봇이 위험한 일을 대신해준다고 했는데, 자아가 없어도 이미 인간을 돕는 로봇이 있다. 예를 들면 군사용 도마뱀 로봇.
A. 선생님, 상담사 같은 경우는 자아가 필요하다.
Q. 인공지능로봇이 범죄를 지지르면 어떻게 할 것이냐?
A. 인공지능로봇은 자아를 가지고 있으므로 윤리를 학습하여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Q.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로봇은 분명 가격이 비쌀 것이다. 새로운 빈부 격차가 나타나지 않겠느냐?
A. 국가에서 저소득층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다. 그처럼 독거노인이나 1인가구에게 지원을 해주면 된다.
 
인상적인 청중 질문
Q.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로봇이 인간을 돕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난다면?
Q.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로봇이 그들만의 세계를 건설한다면?
Q.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로봇이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깨뜨린다면?
Q. 자아가 있는 인공지능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많이 대체한다면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학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37a0bc06.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440pixel, 세로 1080pixel
4. 그림책 읽어주기
1) 그림책을 고른 이유
2017년 나는 임신을 하였다. 원래 책을 종종 샀지만 태교를 위해 더 많이 책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주로 페미니즘 책을 사고 한두 권씩 그림책을 장바구니에 끼워 넣었다. 전부터 속독을 하느라 놓치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림책은 내가 책을 천천히 보게 만들 것 같았다. 또 물꼬방 선생님들이 학습 만화보다는 그림책이 독서능력이 낮은 학생들에게 큰 효과를 준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물꼬방 밴드에서 본 그림책 목록들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창비나 문학동네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그림책을 보았다. 초등학교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의 블로그를 이웃추가하고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올해 에듀니티 행복한 연수원에서 그림책 연수를 들었다. 여기에서 추천하는 책 목록들도 메모하였다. 그림책이 참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림만 있는 책, 그림과 글의 비중이 같은 책, 한 작가가 그림과 글을 모두 창작한 책, 글씨만 있는 책까지도 있었다. 일단 예쁜 그림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동물을 좋아하는 내 성향과 그림책이 잘 맞기도 하였다. 앤서니 브라운, 존 버닝햄,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백희나, 최숙희, 피터 레이놀즈 등 유명한 작가들의 그림책들은 실패하지 않는 아이템이었다. 다루고 싶은 작품들이 많은데 수행평가를 수업시간에 많이 해서 읽어줄 시간이 부족했다.
 
2) 그림책 목록
 
연번
도서명
작가
출판사
1
감기 걸린 물고기
박정섭
사계절
2
절대 보지 마세요 절대 듣지 마세요
변선진
바람의 아이들
3
괴물들이 사는 나라
모리스 샌닥
시공주니어
4
엄마의 선물
김윤정
상수리
5
실수투성이 엄마아빠지만 너를 사랑해
사토신, 하지리 도시가도
키위북스
6
딸에게 보내는 노래
유희열 글 / 천유주 그림
창비
7
너는 누구니
키스 포크너
미세기
8
마음아 안녕
최숙희
책읽는곰
9
내가 가장 슬플 때
퀸틴 블레이크
비룡소
10
지각대장 존
존 버닝햄
비룡소
11
나는 개다
백희나
책읽는곰
12
수박 수영장
안녕달
창비
 
『감기 걸린 물고기』는 외부의 거짓 소문에 공동체가 흔들리고, 그로 인해 이득을 취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그림으로 형상화 했다. 우리 사회를 잘 풍자해서 재미있었다.
『절대 보지 마세요 절대 듣지 마세요』는 변선진 학생의 유작이다. 어른들이 진짜 중요한 것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표정한 어른의 얼굴, 아빠의 고함소리, 아무리 이야기해도 믿어주지 않을 때 느끼는 막막함 등이 아이들을 가슴 아프게 한다는 내용이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그림책 연수에서 흥미롭게 들었다. 엄마에게 혼난 아이가 상상의 나라에서 괴물들과 즐겁게 논다. 마지막에 아이는 엄마가 있는 현실 세계로 즐겁게 돌아온다.
『엄마의 선물』은 내가 올해 이 학교에 와서 선물 받은 책이다. 입체 그림책이라 아이들이 어마어마하게 집중한다. 부모님의 사랑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다.
『내가 가장 슬플 때』는 아이를 잃은 남자의 이야기이다. 세월호 계기 수업을 할 때 한 반에서 읽어주었다.
『실수투성이 엄마아빠지만 너를 사랑해』, 『딸에게 보내는 노래』 등 가족에 관한 책은 모두 5월에 읽어주었다. 아이들과 태어날 때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이었는지 각자 이야기하고, 어린 시절 유난히 많이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이나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개다』는 베스트셀러 그림책 작가 백희나의 신작이다. 아이들이 아주 즐겁게 그림책 이야기를 들었다.
『수박 수영장』은 날이 더운 6월에 읽었다. 담임인 나와 격의 없이 지내는 우리 반 아이들은 수박 수영장은 “더럽다, 수박에서 수영을 한다니 말이 안 된다” 이렇게 딴지를 걸었다(평소에는 화기애애합니다). 그래서 훈훈한 그림책의 의도에서 벗어나서 나는 아이들과 유전자조작으로 수박을 얼마나 크게 만들 수 있는지 입씨름을 하였다. 책을 샀지만 시간이 부족하여 못 읽어준 책들이 있다. 『엄마 마중』, 『강이』, 『아이스크림이 꽁꽁』, 『사유미네 포도』, 『꽃할머니』, 『큰다는 건』 등이다.
 
3) 그림책을 읽어주는 사람
나는 목소리가 예쁜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내가 읽어주기로 하였다. 목소리를 크게 해서 읽어야 하고 그림책 중간 중간에는 적당히 문장 간격을 띄워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5월 들어서는 아이들에게 추천을 받아 학생들에게 읽게 하였다. 아이들은 목소리가 좋고 전달력 있는 친구들을 추천하였다. 아이들도 친구들 앞에서 책을 읽어주는 경험이 누적되어야 더 잘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5. 반성과 계획
어느덧 1학기가 끝나가고 있다. 에너지가 넘치는 중학생들과 지내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수업을 하고 공강 시간에 수업 준비를 하고, 틈틈이 학생들의 소소한 민원을 처리하고, 가끔 학생들의 충돌을 중재하고, 교직원 연수에 참여하고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다.
가득 쌓인 서평 글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164명이라는 숫자에 가려져 있던 아이들이 글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물론, 가끔 한숨도 나온다. 이 아이는 책을 제대로 안 읽고 딴 짓을 했었지 기억을 떠올린다.
1학기 서평 쓰기 수업을 하면서 시수 부족으로 고쳐쓰기를 지도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 토론 수업은 내가 기대한 만큼 딱 그만큼 이루어져서 만족스럽다. 그림책은 정말 맛보기로 접근만 하여서 2학기에는 조금 더 신경 써서 준비해야겠다.
2학기에는 진로 독서를 할 계획이다. 물꼬방 구본희 선생님, 박유미 선생님의 인생 독서 원고를 읽고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교과서 단원은 최소한으로 줄여서 가르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게 나는 독서 교육을 할 때 가장 신이 난다. 교과서 글은 대체로 가르칠 때 재미가 없고 학습 활동을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지루하다.
사실 내가 다시 하고 싶은 것은 2017년 사회문제를 다룬 책 대화하기 수업이다. 나는 노동자의 권리, 장애인의 권리 난민의 인권, 동물권, 페미니즘, 학벌주의 문제 등 관심이 다양하다. 이런 분야의 책을 읽어나가면 한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마음이 답답해져 누군가와 함께 해답을 찾고 싶다. 특히 일부 중학생들이 평상시 쉽게 여성혐오, 장애인 혐오,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내뱉거나 외모와 성적으로 친구를 차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쪽 부분을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고 싶다. 이것은 내년 1학기 수업에 다룰 계획이다.
1학기 수업을 곰곰이 떠올리다 침울했는데 ‘책읽아웃’ 팟캐스트에서 나를 위로해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수는 내가 노력했다는 증거잖아요.”
이 말을 바꾸어서 내가 했던 실패는 노력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되뇌어 본다. 2학기에는 좀 더 낫고 내년에는 더 나은 수업을 꾸리길 바란다.
“몸도 마음도 파손주의입니다.”
최근에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 『까대기』에서 나온 명대사이다.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교사도 학생도 쉽지 않다고 본다. 반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떤 아이들은 내가 부럽다고 말한다.
“선생님은 퇴근하면 쉴 수 있잖아요.”
물론 나도 퇴근하면 육아 시작이라 쉴 수 없지만 학원으로 직행하는 아이들보다는 내가 낫다. 이 아이들은 하루를 어떻게 버텨낼까. 학교에서 조금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삶을 돌아보기를 바라본다.
 
참고문헌
송승훈(2019), 『나의 책 읽기 수업』, 나무연필
김주환, 구본희, 이정요, 송동철, 『한 학기 한 권 읽기 어떻게 할까?』, 북멘토
송승훈, 하고운, 김진영, 임영환, 김현민, 김영란, 『한 학기 한 권 읽기』, 서해문집
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 교사모임,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2』, 서해문집
빛가람중 2학년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서목록
모둠 친구들과 함께 1권을 읽고 이야기하고 글을 씁니다. 난이도는 별 1개~3개까지 있습니다.
 
2019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뒷부분이 궁금해지는 책
1. 아몬드손원평창비 ★★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는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는다. 그렇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놀이동산에서 엄마의 손을 잠깐 놓은 사이 사라진 후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교보문고 제공
 
2. 휴대폰전쟁로이스 페터슨푸른숲주니어 
휴대폰 중독을 본격적으로 다룬 청소년 소설. ‘접속’ 상태에서만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중학생 다리아를 통해 휴대폰 중독의 위험성을 곱씹어 보게 하는 작품이다. 물꼬방 제공
 
3. 나는 브라질로 간다한정기비룡소 
14세 소년의 브라질 축구 유학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 준혁이는 축구부 감독님의 추천으로 유학을 떠나게 된다. 도착한 곳은 브라질의 쿠리치바. 하지만 수천 개의 클럽이 있고, 타고난 유연성을 자랑하는 브라질 아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는데…. 교보문고 제공
 
4. 두근두근 백화점알렉스 쉬어러미래인
아빠 없이 엄마, 동생과 함께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는 리비. 이번에는 엄마가 새집을 구할 때까지 4주만 백화점에서 살자고 한다. 문 닫을 시간에만 잘 숨어 있으면, 밤에는 백화점을 독차지할 수 있다. 그렇게 백화점에 정착한 어느 날, 고요한 백화점에 도둑이 들면서 그들은 고민에 빠지는데 yes24제공
 
5. 두근두근 체인지알렉스 쉬어러미래인
평범한 아이 ‘빌’과 톱스타를 부모로 둔 ‘베니'전혀 다른 가정환경의 두 남자아이가 집을 바꾸게 되었다!
 
6. 축하해박금선샨티 
성매매 여성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쓴 책으로 여학생들이 특히 잘 읽는다. 성매매 여성들에게 막연히 편견을 가졌던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알게 되고, 이 여성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표지가 예뻐서 골랐다가 푹 빠져서 가슴 아프게 읽게 되는 책. 물꼬방 제공
 
7. 공지희, <톡톡톡>, 자음과모음 ★★
이성 교제, 성, 청소년 임신, 낙태와 관련된 소설이지만 무겁지 않으면서 밝고 명랑하다. 끝부분에는 묵직한 주제를 슬프면서도 아련하게 판타지 속에 잘 녹여내고 있다. 주인공 ‘달림’의 친구 ‘미루’가 임신한 것을 알고 '달림'과 달림의 남친 '지평'이 낙태 수술비를 벌려고 애쓰는 부분을 읽고 '미루'의 선택(낙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을 토론하면 아주 재미있다. 물꼬방 제공
 
8. 저스트 어 모멘트이경화
최저 임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말이 없던 시은이 자신의 삶에 물음표를 던지며 앞으로 나아가기까지 시은이 삶에 결코 ‘잠깐’이 될 수 없는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물꼬방 제공
 
 
9. 봉주르 뚜르한윤섭문학동네어린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아이와 친구가 되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질 수밖에 없는 주인공 봉주의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북한 아이들도 그저 우리와 비슷한 아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알게 되고, 그들에 대해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이다. 물꼬방 제공
 
10. 해리엇문학동네어린이
175년 동안 바다를 품고 살았던 갈라파고스 거북 이야기 죽기 전에 꼭 바다로 가고 싶어한다. 동물원 친구들과 동물원을 탈출하여 바다를 향하는데... 선생님 설명
 
11. 사춘기라서 그래이명랑
집안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춘기 딸과 엄마의 일상을 리얼하게 묘사한 이명랑 작가의 청소년 소설이다. 여학생들이 폭풍 공감하며 읽는 책. 물꼬방 제공
 
12. 치타소녀와 좀비소년김영리라임
가해자의 딸과 피해자의 아들이 만났다? 노숙자로 살아가는 태범과 의족을 낀 채 살아가는 수리의 운명적 만남. 선생님 설명
 
13. 내 친구는 슈퍼스타신지영북멘토
내 친구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이라면? 현지는 슈퍼스타 수희와 단짝이다. 어느 날 학교 게시판 수희 사진에 끔찍한 낙서가 그려져는데...
 
14. z캠프김영주사계절★★
따돌림을 당했던 아이가 학교 난간에서 추락사 하고, 죽은 아이의 주변 아이들은 집단 상담을 이유로 Z 캠프에 보내진다. 그러나 캠프의 진짜 목적은 정체불명의 Z 바이러스, 즉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들을 수용하여 전염을 막기 위함이다. Z 캠프에서 아이들은 환청을 듣고, 눈이 붉어지며, 이전보다 난폭해진다. yes24제공
 
15. 의자뺏기박하령살림프렌즈
아빠가 새 가정을 꾸리고, 엄마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몇 년 만에 한 집에 살게 된 쌍둥이 자매 은오와 지오는 함께 지내면서 서로가 너무도 다름을 절실히 깨닫는다. 우등생인 지오에 반해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미용학원과 밴드를 기웃거리던 은오는 밴드의 리더를 두고 지오와 사랑의 경쟁자가 되는가 하면, 어려워진 집안 형편상 한 명만 대학 진학이 가능한 상황을 맞으며 더욱 치열한 격돌을 벌이게 된다. 과연 은오는 양보하고 손해 보는 생활을 끊어 내고 자기 몫의 의자를 차지할 수 있을까? 교보문고 제공
 
16. 다이어트 학교김혜정자음과 모음
열다섯 살 뚱뚱걸 홍희는 살이라면 지긋지긋하다. 여름방학을 맞아 홍희는 부모님을 졸라 ‘마주리 다이어트 학교’에 들어간다. 늘씬한 미인인 마주리 원장님은 6주간의 프로그램이 끝나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거라고 장담하지만 다이어트 학교의 프로그램은 점점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하고, 홍희와 다이어트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은 정신적인 혼란을 겪기 시작한다. 목표 체중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은 저녁 금식령이나 독방행을 선고받기도 하는데……. 정말 다이어트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해도 되는 걸까? 물꼬방 제공
 
2019년 생각하며 읽는 책, 머리가 똑똑해지는 책
17. 개같은 날은 없다이옥수비룡소 ★★
주인공 강민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아버지와 형의 폭력을 참지 못하고 어느 날 마음이 폭발하게 되고 급기야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찡코를 죽이게 된다. 한편 옆집의 미나 씨는 외삼촌 집에서 기거하며 정보 신문 기자로 일한다. 미나 씨는 거식증 증세가 있어 심리치료를 받던 중 우연히 정신과 진료실에서 찡코의 사진을 보게 되고 사진속의 강아지 눈동자가 자신의 마음속에 스캔 되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교보문고 제공
 
18. 다시 봄이 올 거예요, 416세월참사 작가기록단 창비 
‘생존학생’, ‘유가족’이란 이름으로 지난 2년을 보내온 이들이 마음의 경계를 풀고 그날 이후 어떻게 슬픔의 시간들을 견뎌내었는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최초로 털어놓았다. 교보문고 제공
 
19. 구병모, <한 스푼의 시간>, 예담 ★★
세탁소 일을 하며 살게 된 17살 소년의 모습을 한 로봇 은결은 주변 사람들의 삶을 통해 인공두뇌의 연산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감정’을 서서히 알게 된다. 은결이 자신의 주인이었던 명정이 죽자, 명정의 자취가 남아있는 이불을 발로 밟아 빨다가 스스로 물속에 몸을 눕히면서 ‘죽음’을 택하는 장면을 읽을 때는 가슴이 저릿하다. ‘한 스푼의 시간’ 동안 살아가는 유한한 인간에게 로봇 은결이 주는 위로는 뭉클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온다. 물꼬방 제공
 
20.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연호오마이북★★
덴마크 사람들은 왜 행복할까? 저자는 일하기 좋은 기업 1위로 뽑힌 제약회사 로슈 덴마크, 오랜 역사를 지닌 창조적 기업 레고를 방문하여 덴마크의 자유로운 일터를 분석한다. 초중등학교와 인생학교를 돌아보며 덴마크의 교육 정신을 살펴보며 실험적 공동체 스반홀름과 협동조합 취재를 통해 더 나은 삶을 모색하는 덴마크 사회의 모습을 포착한다. 교보문고 제공
 
21. 아무튼 비건김한민위고★★
비건은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얇지만 주장이 선명한 책. 글쓴이는 왜 고기를 안 먹기로 했을까? 우리나라에서 채식주의자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 선생님 설명
 
22.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갈라파고스★★★
우리는 오늘도 학교에서 급식을 남기는데, 지구 반대편에서는 굶주리고 있다. 뉴스를 보면 전세계에서 생산하는 식량을 계산하면 모두가 먹을 수 있다는데, 선진국에는 비만인 사람들이 있고 후진국에는 굶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생님 설명
 
23. 4천원 인생안수찬 외한겨레출판★★★
신문 기자들이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감자탕집, 마석 가구공단, 대형 마트, 안산 공장 등에 직접 취직해서 일하면서 체험한 것을 기록한 책이다. 책을 읽다보니 궁금증이 생긴다. 왜 노동자들이 직접 자신의 글을 쓰지 않은 걸까? 그들은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쓸 시간도 여유도 없다. 그저 먹고 살기가 빠듯할 지경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노동자가 자신의 경험을 직접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는 세상이 언제쯤 올 것인지 씁쓸해진다. 물꼬방 제공
 
24.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하재영창비★★
펫숍 진열장에 있는 작고 예쁜 개들은 어디서 왔을까? 사실 그들은 대부분 야산의 번식장에서 평생 강아지만 낳다 죽는 모견으로부터 왔다. 복날만 되면 일부 어른들은 개고기를 먹는다. 그 개들은 사실 집에서 키우다 버려진 개들일 수도 있다. 왜 개는 반려동물이자 음식인 처지에 있을까? 더 나아질 수는 없을까? 선생님 설명
 
25. 고기로 태어나서한승태시대의 창★★★
소, 돼지, 닭의 공통점은 공장식 가축 시스템에서 길러진다는 점이다. 닭의 일생은 얼마나 될까? 산란계 중에서 수평아리는 어릴 때 죽는다. 왜냐하면 알을 낳지 못하니까. 돼지는 몇 달이나 살 수 있을까. 고기가 부드러우려면 어릴 때 죽는다. 아주 아주 사실적이어서 강심장이 아니면 못 읽을 책. 선생님 설명
 
26. 벼랑에 선 사람들제정임오월의봄 ★★★
이 책은 <단비뉴스>가 2010년 6월 21일 창간한 이후 약 1년 반에 걸쳐 연재한 특집 ‘가난한 한국인의 5대 불안’을 엮은 것으로, 빈곤의 현장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밀착 취재하여 우리 사회의 빈곤층이 맞닥뜨리는 ‘원초적 불안’을 살펴본 책이다. 서울 가락시장의 일용직 파배달꾼, 전국을 돌며 ‘도시의 찌꺼기’를 쓸어내는 야간청소부 등 가난한 노동자들의 삶을 직접 몸으로 겪고 기록하였으며, 인간답게 살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빈곤층의 삶, 저소득층의 보육 문제,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고통 받는 서민들, 빚에 허덕이는 저소득층의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교보문고 제공
 
27. 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정희진 등우리학교 ★★
남학생이 목소리가 크면 씩씩하다고 하는데, 여학생이 목소리가 크면 왜 혼이 날까? 남학생들은 복도에서 뛰어도 그러려니 하는 편인데, 여학생들은 왜 조신하지 못하다고 혼이 날까?
 
28. 소년이 온다한강창비★★★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며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던 그는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를 떠올리게 되는데... 교보문고 제공
 
29. 인간vs기계김대식동아시아★★★
2016년 3월 9일, 구글 딥마인드에서 만든 DQN 기계 알파고와 프로 기사 이세돌 9단의 첫 대국이 있었다. 알파고는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고, 많은 사람들이 알파고의 진짜 능력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100년은 더 걸릴 것 같았던 인공지능 개발이 딥러닝과 빅데이터로 이제 10년 앞으로 다가왔다. 인류보다 지능적으로 더 완벽한 존재가 등장한 것이다. 인공지능은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 교보문고 제공
 
2018년 빛가람중 많은 학생이 읽은 키싱마이라이프, 유진과 유진, 완득이, 보손게임단 책을 제외했습니다.
 
 
 
 
☆ 그림책 설문조사
 
2학년 (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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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반에서 선생님이나 친구가 읽어준 그림책은 무엇무엇인가요?
 
 
2.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책 또는 마음에 드는 그림책은?
 
 
3. 2학기에도 그림책을 읽어 주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까요?
 
 
4. 수업시간에 같이 읽으면 좋을 그림책이 있나요?
 
 
 
 
 
 
 
소년이 온다
2000 김민○
 
첫 만남
이 책을 처음 만난 건 엄마를 통해서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영화 택시 운전사를 보고 처음으로 5.18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민주화를 외치면서 현수막을 흔들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뤘던 숭고한 심장이 총소리에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던 그 장면이 한동안 잊혀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울림은 당연히 미미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를 보자마자 바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한강 작가님께서 쓰신 책이기 때문입니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상을 받으셨다는, 그래서 뉴스에서도 본 적이 있는 한강 작가님께서 쓴 5.18 이야기라니. 그분의 책을 읽으면 왠지 ‘택시운전사’를 보고 받았던 울림을 다시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또, 한강 작가님은 글을 주관적으로 쓰십니다. 마치 작가님이 5.18의 희생자 중 한 명이 되신 것처럼. 때로는 친구의 죽음을 지켜본 아이가 되셨다가, 때로는 홀로 살아남은 사람이 되셨다가, 때로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관점에서 더 자세하게 5.18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집었습니다.
 
큰 그림
이 책은 화자가 여러 명입니다.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말하는 사람이 바뀌는 형식입니다. 그러나 화자가 누구인지 대놓고 나와있지 않고, 이야기를 통해 유추해야 해서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읽을 때에는 이 이야기의 화자가 누구인지 어렴풋이 보였고,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알아맞춰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특이한 점은, 이 책의 여러 장에서 통일된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5.18을 겪은, 그 다섯 명의 인물들이 동일한 대명사로 불려지고 있었습니다. 1장의 동호는 ‘너’로, 3장의 은숙 누나는 ‘그녀’로, 5장의 선주 누나는 당신으로 불려집니다. 왜 하필이면 작가님은 동호를 ‘너’라고 표현했을까요? 군인에게 죽임을 당한 동호의 친구 정대, 동호와 함께 시체를 관리하는 일을 했던 은숙 누나, 그 외의 다른 인물들도 동호를 ‘너’라고 부릅니다. 마치, 모든 화자가 동호를 향해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의 에필로그를 보면 동호는 실제 인물이라고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은 1980년, 5월 18일에 머물러 있던 동호를 발견하시고는 이 책을 쓰셨습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동호를 위해 쓰여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매우 많았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의 화자는 여러 명입니다. 때문에 각 장마다 그 화자만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 곧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1장의 동호는 중3이지만 또래에 비해 키도 작고 어린 티가 나는 학생입니다. 그는 자신의 친구, 정대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 이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됩니다. 그러는 도중 동호는 같이 일하는 은숙 누나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이 부분이 이상하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 이유는 동호가 미성년자일뿐더러 아직 고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아직은 정치에 참여할 권리를 쥐지 못한 동호가 나라의 정의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습이 와닿았습니다.
동호가 나오는 1장에서는 동호의 생각과 행동에서 어린 사람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호는 관에 엎드려 오열하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영혼의 정의에 대해서도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지금 상무관에 있는 사람들의 혼도 갑자기 새처럼 몸을 빠져나갔을까. 놀란 그 새들은 어디 있을까. 촛불의 겉불꽃을 흔들리게 할까.’ 동호가 영혼을 ‘작은 새’로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동호와 정대를 제외한 이 글의 다른 화자들은 모두 성인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에서는 감출 수 없는 성숙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은 새’ 같은 희망적인 이야기 따윈 없었습니다. 하지만 동호의 생각에서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어린 사람의 순수한 망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동호가 마지막 항쟁에서 끝까지 남았던 이유가 어쩌면 살아남을 수도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어린 사람이 5.18을 겪고 희생자 명단에 이름이 올려지게 되었다는 것이. 더불어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1년이 흘러 내가 동호와 같은 나이가 되었을 때, 5.18과 같은 일을 겪게 된다면 어떤 감정이 들까. 그 깨끗하고 숭고한 심장의 일부가 되어 나를 겨누는 총구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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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군인들이 지급받은 탄환은 모두 팔십 만 발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도시의 인구가 사십 만이었습니다. 그 도시의 모든 사람들의 몸에 두 발씩 죽음을 박아넣을 수 있는 탄환이 지금되었던 것입니다.’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에게 국민을 죽이라고 명령한 전두환 대통령은 아직 5.18에 대한 죄값을 받지 못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이 노태우 대통령과 함께 수의를 입고 재판을 받는 모습을 본 것 같은 기억이 났지만, 알고 보니 그 재판은 5.18이 아닌 다른 일로 형벌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권력이 무엇이길래 저지른 죄에 대한 벌을 모두 막아주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권력을 쥔 사람에게 반항하면 불행이 닥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에 잘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괜히 나선 사람만 피해자가 되는 사회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나 어쩌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촛불 시위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광주 한 지역만이 아닌 전국이 참여했다는 것이 달라진 점인 듯합니다. 전국의 촛불이 모여 권력자를 끌어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40년 전 권력에 맞써 싸운 분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게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점수는요
‘소년이 온다’는 모두에게 읽어보라고 권장하고 싶습니다. 처음에 읽을 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책이지만 여러 번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오는 책입니다. 저는 한강 작가님만의 독특한 글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계곡물처럼 흘러가듯 쓴 것 같은 글이 오히려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화자의 정신없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 읽으면 그 상황의에서 화자가 느꼈던 혼란스러움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어느새 한 장이 끝나면 다음 장에는 누구의 이야기가 나올까 하면서 궁금해지게 됩니다. 의외로 쉽게 읽히는 책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의 핵심은 무엇보다 각 장마다 달라지는 화자를 맞추는 것입니다. 모든 장의 이야기들이 같은 사건을 다루고 서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인물들의 이름을 기억해두면 쉽게 읽힙니다. 장마다 화자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의 시대도 바뀌는데, 때로는 1980년이 배경이었다가, 때로는 현재가 배경이 됩니다. 주로 5.18때 목숨을 읽은 희생자 이야기들은 1980년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주위의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사람들 시점의 이야기 배경은 현재입니다. 희생자 시점, 그러니까 1980년 때 나온 사람이 현재에 나온 걸 보면, ‘아 이 사람은 살아남았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이 들다가도 그이의 현재의 삶이 너무나도 어두워 보여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1장에 동호의 시점에서 김진수는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는 책임감 있는 형이었습니다. 진수 형이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현재에 머물러 있는 그 이야기에 나와있었습니다. 진수 형은 5.18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칠흙같은 나날을 보내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한강 작가님은 ‘5.18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셨던 듯합니다. 이런 점들을 모두 통틀어서 저는 이 책을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사람인가요?
-축하해를 읽고
2000 강유○
 
“나 같은 사람은 법도 비켜가는 줄 알았어. 업소에 오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죽고 싶어 살기 싫어. 왜 성을 파는 사람은 나무라면서 사는 사람들은 벌주지 않는 거지……?”
책속에서 성매매를 하던 사람들은 모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성폭력을 당해 업소로 간사람,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온 사람등 모두 제각각의 이유가 있어 업소라는 같은 곳으로 모였지만 그곳에 간 이후로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싫증날 때 까지 가지고 놀다가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인형 같은 존재로 여겨질 뿐이었다. 아무도 감정이 있다고 느껴 상처를 감싸주거나, 보듬어주지 않고 오히려 더럽다고 멸시하고 조롱했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그건 그들도 마찬가지 일 텐데 왜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걸까?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사연을 들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일들이 있다 는걸 알려주고 싶어졌다.
축하해 에서는 모두 주인공이다. 용기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속에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한 그들이 인생의 주인공이지 아니면 무엇일까? 책의 형식으로 챕터 하나당 두 명 정도의 말을 듣다보니 등장하는 사람도 많고 글도 항상 새롭다. 또 가끔 인터넷 모양이나 일기처럼 독특하게 책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전혀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정말 내가 누군가의 일기를 보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어 더욱 그들의 상처가 가슴 깊게 다가왔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이야기는 처음 읽어 봤는데 정말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240쪽의 긴 책이고 자칫하면 지루할 수도 있는데 이런 구성들이 재미를 플러스해준 감초라 느껴진다.
‘승리, 정준영등 연예인들의 불법 동영상 촬영’ 아마 2019년 한국에서 가장 이슈 가된 사건일지도 모르는 이 엄청난 일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다시금 비춰준다. 페북이나 여러 사이트들을 들어가 구경하다보면 꼭 나오는 게시물이 있었다.
“정준영 몰카 동영상 가지고 있으신 분 공유좀”
나는 처음에 이글을 보고 정말 회의감이 들었다. 왜? 그건 명백한 2차 피해이고, 피해자들은 수치심에 몸을 떨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럴 생각이 드는 걸까? 그 사람들은 그런 행동이 범죄라는 것을 모르는 걸까? 아니, 내 생각에 그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을 위한 마음보다는 궁금함이 더 크고 재미있을 것 같으니 모르는 척 하는 것뿐이다. 그들은 이미 진실을 알고 있다. 다른 누구보다 평범한 학생이 회사원일 사람들이 그런 거라 생각하니 더욱 슬프다. 왜 세상은 피해자와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을 놀림거리로 여기는 걸까? 아마 그 궁금증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다.
사실 지금은 나도 무슨 성인군자 납신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런 분야에 별다른 관심도 없었고 가지고 싶지도 않았다. 페이스북에서 몸을 파는 사람들의 친추가 오거나 하면 왜 그렇게 살지? 라는 생각을 하며 무시하기 바빴고 그들이 한심해 보였다. 아마 이걸 읽지 않았다면 평생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읽은 동기도 추천 도서 중에 그냥 조금 궁금해서 골랐을 뿐인데 그때 읽게 되어 다행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지금까지의 삶부터 가족, 주변인들등 한배에서 똑같이 나온 쌍둥이들도 모두 제각각이다. 그럼 우리는 그런 것 들을 이해하고 아픔을 감싸줘야 하는 건데 나는 항상 생각만 했을 뿐 그대로 지킨 적은 몇 번 없다. 그 중요한 것들을 지금이라도 내게 알게 해줘서 정말 책에게 고맙다.
이 책이 멋진 책이라는 건 지금까지 누누이 말했다. 내가 책에 주고 싶은 점수는 90점이다. 성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고 나를 다시 성찰하게하기 때문이다. 정말 괜찮은 책이지만 100점을 주지 못한 이유는 조금 옛날 책이기 때문이다. 2009년에 쓰였다 보니 지금이랑 다른 점들도 많고 가끔 이해가 안 되는 것들도 있다. 물론 그것을 감수하고 봐도 좋지만 그래도 조금 불편한 부분이긴 했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글 맨 앞에 쓴 것처럼
“나 같은 사람은 법도 피해가는 줄 알았어.”
라는 말이다. 이 문장 하나로 그들의 고통을 다 이해 할 수 있다. 모욕과 멸시로 가득한 삶속에서 모두에게 평등해도 나는 아닐 거라는 그런 생각들을 한 번에 담아 정말 뇌에 깊숙이 다가온다. 시간이 지나 내가 만약 책의 내용을 다 잊어버린다더라도 이 말은 못 잊고 다시 책을 볼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앞으로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없도록 돕는 일을 나도 하고 싶다. 그리고 성에 가치를 따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말을 하고 싶다.
“당신이 남자든 여자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인간의 행동인가 다시 생각해라.”
이게 내가 책을 읽고 얻은 교훈이다. 내가 자라면서 이 말을 잊지 않길 바라며 긴 글을 마친다.
 
 
 
 
휴대폰 전쟁
2000 김동○
 
나는 ‘휴대폰 전쟁’이라는 책을 읽었다. 휴대폰 중독에 빠진 한 여자아이와 전학을 온 다른 여자아이가 나온다.
작가는 책 곳곳에 여러 교훈을 심어놓아 연결해놓는 방식을 이용해서 큰 그림을 그렸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사용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설명해서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뒤, 궁금증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주인공 다리아가 스마트폰을 쓰다가 돌봐주고 있던 아이가 피를 흘리고 쓰러지는 사고를 일으킨다. 이것을 휴대폰 사용의 극단적인 결과의 예시로 들어서 스마트폰 사용의 약점을 정확히 찌른 것 같다. 아마도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 부분을 이용해 스마트폰 사용은 주변을 신경 쓰지 못하게 해서 사고를 일으킨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 메신저와 여러 SNS의 로고가 그려져 있어서 책 이름과 같이 생각해 봤을 때 여자아이가 휴대폰으로 SNS상에서 인터넷 폭력을 당하거나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지금 문제가 되는 인터넷 폭력을 다룬 이야긴 줄 알아서 공감이 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았는데 보니까 흥미롭긴 흥미로웠지만, 예상과는 달리 마치 스마트폰과 다리아의 전쟁 같은 이야기라서 몇 장은 궁금해 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나도 책 속에 나오는 다리아처럼 전학을 왔다. 그래서 한동안 경남에 있는 친구들이랑 메신저로 대화를 하며 자기 전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수시로 알림을 확인했다. 지금도 페이스북 메신저를 하느라 자주 휴대폰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나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페이스북 메신저를 하는 친구들도 휴대폰을 자주 확인하고 있을 거고, 방금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린 사람들도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내 주변에만 그런 건지, 다른 사람들 주변도 그런 건지 모르겠다. 하여튼 나를 포함해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에 꽃힌 상태로 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도 다리아처럼 계속 휴대폰으로 인스타나 페이스북을 하던 때가 있었다.(초창기 한창 신기할 때) 그러면서 주변에 신경을 쓰지 못해서 나에게 하는 말을 못 듣거나 먼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거나 미뤄서 한꺼번에 힘겹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휴대폰을 자제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씩 행동으로 옮겨보았다. 이로서 생긴 변화는 휴대폰을 보는 것 대신에 할 수 있는 여러 일들이 생겨났고, 하고 싶은 일과 맡은 일도 다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말했다시피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보며 걸어가고 있다. 거리뿐만 아니라, 버스나 학교, 학원, 지하철 등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보고 있다. 거리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면 사고가 나게 된다. 휴대폰에만 집중하면 자신에게 바로 닥친 일에도 집중할 수 없으니 사고가 나는 게 당연하다. 이처럼 문제가 생겨나다 보니, 작가도 심각성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교육적인 내용의 책을 만들어서, 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머리 속에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다리아와 비슷한 행동을 많이 하고 있었다는 것이 뭔가 찝찝하고 나고 휴대폰을 사용하지만 다리아가 답답하고, 이제 휴대폰을 내려놓았으면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다리아가 자꾸 휴대폰만 자꾸 보고 주위에 신경을 못 쓰고 상처만 주는 행동을 하니까 혹시 나도 모르게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나 반성해보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은 멀리 있는 사람과도 연락이 되고 복잡한 일을 대신 해주는 편리함도 있지만 이 장점들이 보완하기에는 너무 많은 단점이 있는 것 같다. 정작 옆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단절되고, 복잡한 일은 혼자 해결 못하니 점점 단순해져가고, 할 일은 눈더미 같이 쌓여 정말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밖에 안나오는 상황이 올 것 같다. 나는 친구들과 달리 이 책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깨달음을 전달하거나 이런 단점들을 몸으로 느끼기 전에 먼저 차단해야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며, 이 책의 평가를 해 보겠다. 우리반 모든 아이들이 휴대폰을 쓰고 있기에 내용이 모두에게 공감이 될 것이고, 본인이 공감을 하며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이 책의 결말처럼 휴대폰과 거리를 두는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다. 나도 교훈을 느꼈기에 친구들도 그럴거라 믿기에 10점 만 점에 9점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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