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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단상-안락과 고통, 그리고 치유 많이 아팠다. 꼭 해를 건너 한 번씩,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몸살에 시달린다. 올해는 넘어가나 했더니 그러질 못했다. 이틀전부터 열이 오르더니 온몸이 쑤시고 오한까지 생겼다. 늘 있는 몸살이라 여기고, 병원에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예전에 두 번,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도 온 몸에 얼음팩을 놓고 덜덜 떨며 체온 떨어뜨린게 처치의 전부여서 병원의 치료라는 걸 그리 신통하게 여기지 않았던 터라 어떻게든 집에서 해결해 볼 생각이었다. 그러다 지난 밤, 걷기 힘들 정도로 앓았고 혼자 하는 얼음찜질 정도로는 열이 내려가지 않았다. 몸살이면 앓고 말겠지만 혹시 신종플루라면..하는 생각에 미치자 걱정이 되었다. 성적처리에 수행평가에 채점에 이것저것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였다. 만일 타미플루 처.. 2011. 12. 3.
인문학 기초 독서 with 88만원 세대 내가 원하는 컨셉은 '인문학 기초 독서'야. 나는 2학년 문과반 독서를 맡고 있어서 문학이 따로 있으니까 비문학으로 가 보자..한 것인데, 다른 분야는 사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의 거의 없어서 이거 하나라도 제대로 해 보자 해서 인문학을 잡은 것이지. 거기에 '인문학'이 나에게, 아이들에게 즐겁고 깊은 공부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해. 사람과 삶, 관계와 구조에 대해 묻고 답하는 인문학 공부가 아이들에게 필요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지. 고등학교에 막 올라온 첫 해, 작년에 두근대며 겁내면서, 무작정 시작했는데, 다행히 나보다 먼저, 또 많이 독서를 가르치던 선생님이 나와 뜻이 잘 맞았고,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아이들도 꽤 만족하는 듯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또 수.. 2011. 12. 3.
고전수업-동국삼강행실도에서 군가산점까지.. 고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동국삼강행실도가 나온다. 시대와 언어의 관련성을 살피는 단원인데, 열녀에 대한 이야기를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좀 더 깊은 수업을 하고 싶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수업을 설계해 보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누웠는데, 뭔가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아서 잠결에도 수업의 틀이 뱅뱅 돌아 좀 어지러웠다. 그래서 정리해 본 것은 다음과 같다. 1. 기본내용파악 동국삼강행실도의 열녀 부분을 먼저 익힌다. 기본적인 사실과 내용들을 확인한다. 그리고 질문- "과연 이 정도의 이야기가, 조선시대 열녀 이야기의 전부일까? 혹은 그 평균이나 될까? 조선의 여성들은, 조선의 열녀들은 대체 어떻게 살았을까? 2. 깊고 넓은 이해 강명관 에 수집된 여러 열녀의 이야기를 정리해서 같이 읽는다... 2011. 12. 3.
호러역사학 = 윤리의 국가 vs 자본의 국가 읽는 내내 불편했지만 밉지는 않다.(^^;;) 오히려 학자로서, 읽는 이들의 진을 쏙 빼내도록, 자신의 논리를 증명하는 데 자료를 찾고 통계를 내고 분석하고 근거를 만드는 강명관 선생님의 그 엄청난 열의와 집중과 근성의 작업은 정말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또 다행이게도..^^;;) 나는 학자가 아니고, 그래서, 그의 주장과 논리를 충분히 인정하지만, 이만한 근거가 모두 필요하지는 않다. 강명관 선생님의 열정과 근성은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러나 이 책은 내게, 그리 즐겁지는 않았다. 거기에 더하자면, 대체 이 내용들을 아이들과 어떻게 나누어야 할 지 읽는 내내 감을 잡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윤리의 시대, 국가-남성이 여성의 몸과 맘을 어떻게 착취하고 수탈했는지, 어떻게 검열하고 .. 2011. 12. 3.
어제였다. 하루의 마지막 시간이었다. 수업시간 15분이 지나도록 수업준비를 하지 않고, 참담한 표정으로 서 있는 내 표정도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끝내 화를 냈다. 문제는 화를 냈다는 것이 아니라, 화를 '잘'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주말동안 이런저런 일로 몸이 많이 피곤한 탓이었는지 제대로 화를 못냈다. 그래서 더 화가 났고, 심지어는 짜증까지 났다. 나는, 교사가 화가 날 때는, 화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화'가, 감정이 불연소된 매캐한 느낌의 '짜증'이 아니라, 차고 맑은 '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를 낸 후에는, 교사도 학생도 서로 맑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가끔 내 몸과 맘이 모두 건강하고 스스로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숨을 잘.. 201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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