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노르 솔로몬. 손흥민의 왼쪽 날개. 히샬리송의 부진이 가져온 나비효과. 우크라이나 프로리그 폐쇄. 영국 프리미어 리그 입성. 토트넘. 공짜로 가져온 1000억 가치의 선수.
by 인강2023. 9. 6.
반응형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에게 왼쪽 날개가 돋아 났습니다. 이스라엘 출신의 레프트 윙어 마노르 솔로몬 선수입니다. 마노르 솔로몬의 어시스트 2개로 손흥민 선수는 역대 4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백업 선수로 예상되었다가 손흥민 선수의 포지션 경쟁 선수로 짐작되었지만, 지금은 손흥민 선수가 그라운드를 마음껏 누빌 수 있도록 돕는 왼쪽 날개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마노르 솔로몬 선수가 토트넘에 오기까지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였습니다.
1. 마노르 솔로몬이 토트넘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프로 리그가 폐쇄되었기 때문입니다.
마노르 솔로몬 선수는 이스라엘의 축구선수입니다. 청소년 국대 시절부터 위협적인 드리블과 빠른 주력으로 활약했습니다. 이스라엘 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후 2019년부터 우크라이나 리그의 명문 구단인 샤흐타르 도네츠크 팀에서 활약했습니다.
그러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프로축구리그가 폐쇄되었습니다. 더구나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과 단체들이 전시 상황에서 축구단과 선수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죠. 그래서 우크라이나 프로축구리그에 소속된 선수들은 당장 생계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FIFA에 구원을 요청했습니다.
2. 마노르 솔로몬이 토트넘에 올 수 있었던 것은 FIFA가 우크라이나 리그 소속 선수 특별 규정을 만들어, 1년동안 실질적인 자유계약 신분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FIFA는 우크라이나 프로축구 선수들에게 1년간 FA에 준하는 대우를 허용했습니다. 규정상 자유계약은 신인선수의 경우 한 구단에서 일정 기간 소속된 후 자격이 주어지거나, 구단과 계약한 기간을 채우고 난 후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의 프로축구선수들은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완전히 사라졌으므로, 유럽과 전세계 모든 리그의 축구팀들과 1년간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자격을 한시적으로 준 것입니다.
마노르 솔로몬은 이 시기에 풀럼과 임대 계약을 합니다. 그리고 가족을 데리고 영국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이 당시 우크라이나는 전쟁중이었기 때문에 교통시설이 거의 마비된 후여서, 마노르 솔로몬과 가족들은 겨우 전쟁을 피해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마노르 솔로몬의 이적료는 최대 1,500억원 정도로 평가되었습니다. 이스라엘 프로축구 구단주인 아비 루존 회장은 마노르 솔로몬의 현재 이적 시장에서의 가치는 234억원 정도이지만, 전성기를 맞이하면 최대 1,500억 가치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의 이적료는 1750억 입니다. 솔로몬을 케인에 준하는 수퍼스타가 될 선수로 인정한 것이죠.
겨우 17살의 나이에 이스라엘 국대에서 선발된 후, 성인대표까지 꾸준히 활약했습니다. 샤흐타르로 이적한 후 벌어진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골을 넣으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2020-21 챔피언스리그에서 샤흐타르의 윙어로 출전하여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터뜨린 2골이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세계 최고 선수들이 즐비한 레알 마드리드를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격침시켜 버렸습니다.
풀럼에 임대된 기간의 후반기에도 4경기 연속 골을 넣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울버햄튼 전에서 터트린 골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울버햄튼 전 후반 83분, 1 : 0으로 지고 있던 풀럼에서 터진 마노르의 첫번째 골은 리틀 손흥민이라 불릴 만했습니다. 마노르 솔로몬 선수가 손흥민 존이라 불리는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감아찬 슛이 골문 안쪽으로 제대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슛장면과 거의 비슷해서 많은 손흥민의 팬들에게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엄청난 활약으로 마노르 솔로몬을 눈여겨보는 팀들은 이미 많았습니다. 모두 그의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그와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풀럼이 마침내 성공해서 솔로몬의 1년 자유 기간에 임대선수로 그를 영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풀럼에 임대되어 치룬 2번째 첼시와의 친선 경기에서 솔로몬은 큰 부상을 당합니다. 무려 5개월 후에야 경기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계약기간의 후반기에 프리미어 리그에서 4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폼이 올라오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마노르의 부상으로 인해 마노르의 약점이 더 크게 부각되기 시작합니다.
마노르 솔로몬은 1999년생으로 키 170, 체중 66키로의 피지컬로 몸이 굉장히 가볍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빠른 발과 슛팅입니다. 이것은 여러 경기에서 이미 그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피지컬이었습니다. 170센치에 66키로의 가벼운 몸으로는 프리미어 리그의 거친 몸싸움에서 자신을 자키고 볼을 운반할 만한 힘이 느껴지지 못했습니다. 부상 장면에서도 그랬지만, 복귀 후 프리미어 리그의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솔로몬은 번번히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거기에 무릎부상까지 당하면서, 많은 구단들의 관심은 빠르게 식어 갔습니다.
이것이 솔로몬 영입을 노리고 있던 토트넘에게는 행운이 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도박을 한 것이죠. 마노르 솔로몬이라는,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아직 검증 받지 못한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를 영입한 것입니다. 그러나 충분히 도박을 해 볼만 했습니다. 이 도박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5. 마노르 솔로몬의 이적료는 0원이었습니다, 놀랍게도!!
토트넘에게 특히 더 유익했던 것은 마노르 솔로몬의 이적료가 0원이었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의 전 소속팀인 샤흐타르는 마노르에게 임금을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파의 특별규정에 의거하여 그를 그냥 놓아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솔로몬의 계약 초기 토트넘을 고소하겠다고 발표한 샤흐타르였지만, 곧 발표를 철회했습니다. 직후에 토트넘과 샤흐타르의 친선전이 있었던 것을 보면, 두 팀 사이에 비공개 계약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계약상으로는 아무런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234억 가치의 선수를 무료로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토트넘에게 234억을 벌어준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더구나 이 선수는 유럽 리그에서 스타급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그 잠재력은 2023/24시즌,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을 만나 폭발하고 있습니다.
6. 마노르 솔로몬이 손흥민의 경쟁자에서 협력자가 된 것은 히샬리송의 부진 때문이었습니다.
마노르 솔로몬이 손흥민의 경쟁자에서 협력자가 된 것은 히샬리송 때문이었습니다. 토트넘의 원톱으로 나섰던 히샬리송이 지난해 말 이후로 내내 부진했습니다. 특히 개막 이후 3경기에 이르도록 히샬리송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유효슈팅 조차 변변히 해 내지 못했습니다. 히샬리송의 원톱이 불안해지자, 윙어들의 자리도 좁아졌습니다. 결국 토트넘의 감독 엔제 포스테코글루는 히샬리송을 엔트리에서 제외했습니다. 그 자리에 손흥민 선수를 투입한 것이죠.
마노르 솔로몬을 토트넘이 영입했을 때, 첫번째 목표는 손흥민을 대신할 레프트 윙어였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현재 1992년생으로 축구선수로서는 이제 저물어가는 나이입니다. 앞으로 지금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길게 봐야 4년입니다. 그 어떤 위대한 레전드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습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지금의 영광을 보면서, 그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손흥민 선수의 위대한 황혼을 위해 왼쪽 윙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선수가 마노르 솔로몬이었습니다.
마노르 솔로몬은 손흥민의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손흥민 선수의 주력 포지션이 왼쪽 윙어였으므로, 손흥민의 경기력이 서서히 하향하기 시작한다면, 그 어느 지점에서 손흥민은 솔로몬에게 자리를 넘겨주어야 할 것입니다. 솔로몬은 손흥민만큼 위대한 선수는 아니지만, 손흥민만큼 빠르고, 드리블리 뛰어납니다. 손흥민 선수 만큼의 라인 브레이킹과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에게는 젊음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솔로몬은 손흥민 선수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7. 경쟁자에서 손흥민의 날개가 되다, 마노르 솔로몬.
그러나 히샬리송이 제외되고, 손흥민선수가 원톱으로 올라가면서, 마노르 솔로몬은 손흥민의 왼쪽 날개가 되었습니다. 포지션을 정리한 첫 번째 경기에서 손흥민은 무려 3골을 폭발시켜 헤트트릭을 해 냈습니다. 이 중 2골이 모두 솔로몬의 어시스트였습니다. 솔로몬 또한 공격포인트를 2개나 올린 것입니다.
무엇보다 솔로몬이 손흥민 선수의 파괴적인 날개가 된 것은 솔로몬의 손흥민에 대한 신뢰와 존경, 손흥민 선수의 리더쉽과 팀웍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은 경기 직후 솔로몬의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경기 초반 자신의 주요 포지션인 왼쪽 윙어를 받아 무언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절박함에 슛팅과 무리한 패스를 이어가던 솔로몬이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솔로몬에게 다가가 침착하라고, 진정하라고, 그리고 자신감 있게 하라고, 그러다가 안되면 자신에게 패스하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주눅 들어 있던 솔로몬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었고, 솔로몬은 자신의 찬스와 함께 손흥민의 찬스를 살피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수비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그 결과 멋진 어시스트와 골로 이어진 것이었습니다.
2023-2024 / 토트넘 대 번리 5:2 / 경기 주요장면 다시보기
반응형
8. 마노르 솔로몬. 손흥민의 날개로 더 빛나주기를.
마노르 솔로몬과 손흥민 듀오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이제까지 손흥민도 수비수를 등지고 몸을 부딪히며 공간을 만들어 내는 선수로 기대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원톱으로서 그러한 역할도 충분히 수행해 낼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토트넘 신입 시절 손흥민에게 기대하던 포지션과 롤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왼쪽 윙어로서 드리블과 스피드를 활용해서 수비의 뒷공간과 라인 브레이킹, 스트라이커에게 킬패스를 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나 감아차는 슛팅까지.
손흥민은 솔로몬의 포지션과 스타일을 이미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듯합니다. 솔로몬도 자신의 움직임을 이미 알고 움직이는 듯한 손흥민의 밸런스에 점점 익숙해져 가는 듯합니다. 이번에 합작한 2골에서도, 손흥민과 솔로몬은 서로 라인을 오가며, 속도를 높이고 줄여가며 수비수와의 공간을 조절했고, 그 결과 정확한 슛터치를 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냥 빠르기만 해서, 라인을 찢으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 앞에서도, 수비수 뒤에서도 공간을 만들고 라인을 부술 수 있는 능력이 이 두 선수에게는 모두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들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전장에서 리그가 폐쇄되는 암울한 현실을 딛고,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건너왔으나 큰 부상, 다시 재기에 성공하였으나 너무 늦은 활약으로 인해 계약 위기, 다행히 토트넘에 계약했으나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쳐 벤치행, 그러나 히샬리송의 부진으로 손흥민이 원톱으로 옮겨가면서 자신의 포지션을 얻고 손흥민과 새로운 듀오로 활약.
정말, 영화가 따로 없네요. 마노르 솔로몬과 손흥민 선수, 토트넘의 이 새로운 듀오가 앞으로 더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